‘월성1호기’ 고초 문신학, 차관으로 화려한 귀환

입력 2025-06-10 18:43

10일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 임명된 문신학(58·사진) 차관은 윤석열정부에서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혐의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된 인물이다. 3년6개월의 긴 법정다툼 끝에 최종 무혐의 판결을 받고 지난해 9월 공직을 떠났다가 이재명정부에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행정고시 38회인 문 1차관은 산업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 석유산업과장 등 산업·에너지 정책 영역에서 굵직한 보직을 두루 경험했다. ‘에이스’ 호칭도 따라다녔다. 하지만 2017년 8월부터 1년여 동안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을 맡은 일이 그의 공직 경력에 제동을 걸었다. 업무 중 하나였던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 그는 조기폐쇄 이유인 경제성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감사원은 특히 문 1차관을 비롯한 3명이 530여건의 자료를 삭제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이 감사 결과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근거가 됐다.

수사 개시 시점인 2020년 11월 당시 산업부 대변인이던 문 1차관은 이후 3년6개월간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갖은 고초를 겪었다. 재판 대응 과정에서 문 1차관 본인과 배우자 모두 갑상샘암이 발견돼 투병했다. 소송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비 수억원도 돌려받지 못했다. 무죄판결 이후 국가에서 밀린 월급은 받았지만 소송과 관련해선 500만원 정도만 보전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다. 상처뿐인 명예회복 이후 문 1차관은 지난해 9월 산업부를 퇴직하고 공직을 떠났다.

이번 인사로 산업부에 복귀하게 됐지만 그의 어깨에 주어진 짐은 가볍지 않다. 실용주의에 입각한 ‘경제 강국’을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정부 정책 방향에서 산업 정책이 갖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산업부 내부에서는 산업 정책 전문가인 문 1차관이 당면과제를 잘 돌파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복수의 산업부 관계자가 “문 1차관은 적임자”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양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