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북, 영변에 새 핵시설 건설 중”

입력 2025-06-10 18:51 수정 2025-06-11 17:0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월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핵 개발 거점인 평안북도 영변 지역에서 새로운 핵 관련 시설을 건설 중이라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밝혔다. 정부는 “일체의 핵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길로 복귀하라”고 압박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 이사회 회의에서 북한 영변에서 새로운 핵 관련 시설이 건설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일본 공영 NHK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해당 시설이 평양 인근 강선에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과 규모나 특징이 유사하고, 경수로도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선 핵 시설은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찰한 곳으로 영변에 이어 북한에서 두 번째로 큰 핵 개발 및 연구 거점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핵 물질 생산 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시찰하고 “무기급 핵 물질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기밀성이 큰 핵 관련 시설 내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그로시 사무총장은 해당 시설이 영변의 핵 단지 내에 있는 시설로 추정된다고 언급했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의 핵 개발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지만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상태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일본 등은 이사회에서 북한의 핵 개발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미국 등 우방국과의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 핵 시설 및 핵 활동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 활동은 명백한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국제 평화·안보와 비확산 체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도 “정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북한의 핵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며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 대화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