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31)가 심상치 않다. 레이예스는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02안타)을 작성해 10년 만에 2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도 ‘안타 기계’다운 면모를 선보이며 2년 연속 200안타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밟은 레이예스는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202개의 안타를 쳤다. 이는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현 KIA 타이거즈)이 기록한 201안타를 넘어선 것으로,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이다. 리그 역사상 200안타를 달성한 타자는 서건창과 레이예스 두 명뿐이다.
2년 차를 맞은 올 시즌 역시 레이예스의 타격감은 뜨겁다. 시즌 초반엔 주춤했다. 지난 3월 개막 후 8경기에서 타율 0.194(31타수 6안타)에 그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금세 타격감을 되찾았다. 4월에는 타율 0.361(97타수 35안타), 5월엔 0.310(113타수 35안타)의 꾸준한 성적을 이어갔고 이달 들어 5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0일 경기 전까지 레이예스는 65경기에 모두 출전해 91안타를 기록 중이다. 현재까지 경기당 평균 1.4개의 안타를 생산한 셈이다. 이 페이스를 정규시즌 끝까지 유지한다면 144경기 기준 201.6개의 안타를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흐름도 좋다. 레이예스는 지난주 열린 6경기에서 15안타를 몰아쳤다. 지난 3~5일 키움전 3연전에서 경기마다 3안타씩 쳤고, 6~8일 두산과의 3연전도 매 경기 2안타씩을 기록했다. 몰아치기에 능한 면모를 재확인했다.
변수는 레이예스의 경쟁자가 나타나느냐다. 올 시즌 안타 부문 경쟁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2위는 74안타를 기록 중인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3위는 73안타의 문보경(LG 트윈스)이다. 레이예스와 각각 17개, 18개 차다.
지난해에는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195안타), 김도영(KIA 타이거즈·189안타) 등이 시즌 막바지까지 치열한 안타왕 경쟁을 펼쳤다. 선수 간 경쟁심이 시너지 효과로 작용해 안타 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난 측면도 있었다.
부상과 페이스 유지도 변수다. 현재까지 전 경기에 출전한 레이예스가 건강을 유지한다면, 특유의 콘택트 능력으로 2년 연속 최다 안타 1위와 함께 전례 없는 2년 연속 200안타 기록 작성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