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직장인들이 점심값으로 고통스러워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물가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자신에 대한 ‘반미주의’ 논란에 대해선 “미국에서 다양한 공부를 했고, 미국 변호사 자격도 가졌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10일 서울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IMF 때보다 더한 제2의 IMF 위기다. 선진국 안착이냐 탈락이냐의 국가적 대위기”라며 “향후 6개월에서 1년 내에 국가의 방향과 진로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책임 추궁이 아니라 냉철한 위기 진단이 급선무”라며 “새 정부는 국가 대전환의 시기에 대처하지 못하고 내란으로 악화일로에 빠진 현재의 위기 상황을 정확히 드러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에서 강조한 물가 대응과 관련해 “직장인들이 겪고 있는 점심값 문제 등이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분들이 매일 부딪히는 음식물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후보자 신분임에도 우선적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김 후보자의 요청에 따라 ‘물가대책 간담회’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민생 회복과 경기 진작을 위해 주문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대해 “뾰족하고 기상천외하고 감동적인, 새로운 추경 재원을 누가 알려주시면 좋겠다”며 “가장 좋은 추경 재원을 발굴하고 전통적 방법인 정부 지출 절약을 병행해야 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1985년 미 문화원 점거 농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점을 들어 ‘반미주의자’라는 지적을 제기한다. 김 후보자는 자신이 미국 하버드대 석사 출신이자 미국 변호사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사들과도 꽤 오래 개인적인 교분이 있다”며 반박했다. 미 문화원 점거 농성에 대해선 “광주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리는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국정 운영의 폭을 넓히기 위해 통합 인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1997년 IMF 위기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종필·박태준 전 국무총리의 손을 잡고 ‘DJP 연합’을 결성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충직함과 능력이 전제되는 조건이라면 여러 출신 배경을 감안해 다채로운 퍼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언론, 야당 등에서 제기되는 질문에 대해 “모든 방법으로 답하고 미처 못 챙긴 일신의 부족함이 있다면 지체없이 양해를 구하겠다”며 “최대한 빨리 모든 국정이 제자리를 찾도록 모든 걸 걸고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추징금 미납 의혹에 관해선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하고 풍부하게 자료를 가지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