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의 제1호 선교사로 1955년 대만으로 파송돼 평생 사역에 헌신했던 김영진(1920~2001) 선교사. 그의 선교 일생이 10분 남짓한 샌드아트로 표현됐다. 라이트박스 위에 모래가 수놓아지며 때론 예수님의 얼굴이, 때론 안경을 쓴 김 선교사의 얼굴이 그려졌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발자취 위에 지금도 복음의 꽃은 피어나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가 흘렀던 길 위에서 또 다른 누군가가 주의 것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 누군가는 전 세계에서 헌신과 눈물의 삶을 사는 선교사들, 후원과 사랑을 보내준 고신 교회 성도들이다. 우리도 다시 한번 힘차게 일어나 선교, 그 사명의 길을 함께 나아가길 다짐해본다.”
샌드아트 공연과 함께 이 같은 메시지가 울려 퍼지자 장내에 모인 2000여명이 마음을 모아 박수로 화답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총회 산하 KPM은 10일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고신 교회여, 하나님의 세계 경영에 동참하라’를 주제로 70주년 기념 대회를 개최했다.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기념대회다. 김 선교사처럼 선교에 뜻을 둔 청년 선교사가 늘어나길 기대하며 현장 선교사들과 만남을 통해 한국교회의 ‘선교 DNA’를 회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정태진 예장고신 총회장은 “지금 한국교회는 저출생, 탈종교화의 가속화 등으로 선교 동원, 선교사 발굴, 지역교회 선교 후원의 지표가 예전 같지 않아 선교의 유업을 이어갈 미래의 전망이 매우 어둡다”고 진단했다. 정 총회장은 “복음이 정체되고 흘러가지 않고 있는 이때 어떻게든 막혀 있는 복음의 물꼬를 다시 뚫어 이 복음이 우리를 넘어서서 땅끝까지 흘러가게 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와 노회선교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2100여곳 고신 교회가 명실상부 하나님의 세계 경영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남일우 KPM 이사장은 “주께서 우리 교단에 맡기신 세계 선교의 사명은 시대와 상황을 넘어 계속되어야 할 거룩한 부르심”이라며 “침체기에 접어든 한국교회가 다시금 부흥의 불씨를 되살리는 회복과 소망의 기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12일까지 2박3일간 열리는 대회에서는 선교부흥 집회를 비롯해 교회개척선교, 전문인선교, 국내이주민 및 북한선교 등에 관한 선택 주제 강좌가 열린다. 전문가들이 미래 선교 동향을 제시하고, 다음세대와 시니어 등 미래 선교 자원을 효율적으로 동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강의가 진행된다. 선교 박람회와 선교 토크 콘서트도 열린다. 예장고신 총회 파송 세계 각지의 선교사들이 각자의 사역을 소개하며 총회 산하 각 교회의 선교 후원자, 미래 선교 지원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선교대회는 오는 19일까지 예장고신 산하 개별 노회의 선교대회와 충남 천안에서 열리는 선교사대회로도 이어진다.
경주=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