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루프톱 코리안”… LA한인회 “트라우마 이용 말라”

입력 2025-06-10 18:46 수정 2025-06-10 18:59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루프탑 코리안(Rooftop Koreans)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해당 사진 속 인물은 1992년 LA 폭동 때 한인 상점가를 지키기 위해 자경단을 조직했던 이들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엑스 캡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한인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루프톱 코리안’ 언급에 “트라우마를 이용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LA한인회는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트럼프 주니어는 33년 전 LA 폭동 당시 루프톱 코리안을 언급하며 이번 소요 사태를 조롱하는 경솔함을 보였다”며 “한인들의 지난 트라우마를 어떤 목적으로든 이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주니어는 전날 트루스소셜과 엑스에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사진을 올리면서 “루프톱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었다. 루프톱 코리안은 당시 폭동 때 코리아타운 상점 옥상에서 총을 들고 약탈을 막은 한인 자경단을 뜻하는 미국 보수 성향 커뮤니티의 은어다. 군사훈련을 받는 한국 민간인들의 자위력을 치켜세우는 의미지만, 총기 합법화를 옹호하거나 미국 내 인종 간 갈등을 조장할 때도 이 말이 사용된다.

트럼프 주니어의 루프톱 코리안 언급은 이번 소요 사태의 시위대가 한인에 대해 적개심을 품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LA한인회는 “대통령의 장남이자 1500만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그의 행동은 살얼음 같은 시기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