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를 통해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정상 간 통화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9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 이어 세 번째다. 런던에서 미·중 간 무역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두 나라가 긴장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새 정부가 대미·대중 관계의 균형을 찾는 것은 중요한 외교적 과제다. 한·미동맹을 외교 정책의 근간으로 삼되 중국과의 관계 또한 소홀함 없이 국익을 우선에 놓고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약 30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고 “새 정부와 한·중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의를 표한 뒤 “한·중 양국이 호혜·평등의 정신 아래 경제·안보·문화·인적교류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했다.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하게 된다면 11년 만의 한국 방문이 된다. 이 대통령은 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고, 시 주석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양국의 공동이익인 만큼 중국 측은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3국 정상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일본과 긴밀히 협력하되 중국에 대해서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외교 방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외교는 미묘하면서도 복잡한 문제다. 미·중 및 일·중 관계가 첨예한 상태여서 사안에 따라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하는 일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한·중 관계에서도 서해 구조물 논란 등 현안이 있는 만큼 이러한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