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주포’ 김연경 다시 부를 수도 없고…

입력 2025-06-10 01:14 수정 2025-06-10 10:15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강소휘(오른쪽)가 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 차 예선 2조 미국과 4차전 경기 중 아쉬워하고 있다. FIVB 제공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내건 잔류 목표가 흔들리고 있다. 1주 차 4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대로라면 강등이 유력하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대회 1주 차 예선 2조 미국과 4차전에서 세트 점수 0대 3(13-25 26-28 17-25)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출전국 18개국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세계 랭킹도 35위에서 37위로 두 계단 떨어졌다. 전날 체코전에서 풀세트로 패해 얻은 1점이 한국의 유일한 승점이다. 이 역시 1승 목표로 삼았던 상대라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지난 1차전(독일)과 2차전(이탈리아)에서도 모두 셧아웃(0-3) 패배를 당했다.

이번 대회 최하위 팀은 다음 시즌 출전 자격을 잃는다. 한국은 최소 2승 이상을 거둬야 잔류할 수 있다. 17위 세르비아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4전패를 당했으나, 3차례 풀세트 경기를 치러 승점 3으로 앞서 있다.

이대로는 현실적인 목표로 삼았던 2승은 물론 1승도 어려워 보인다. 모랄레스 감독이 승리 가능성이 있는 상대로 꼽은 불가리아와 프랑스도 각각 9위(승점 6), 14위(승점 3)로 선전 중이다.

한국은 김연경, 양효진 등 베테랑들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국제무대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대표팀 공격을 이끌 주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주장 강소휘가 4경기 37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지고 있지만 전체 출전 선수 순위에선 30위에 불과하다.

박미희 해설위원은 “정지윤까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어 대표팀에 에이스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며 “세대교체 과정에서 진통이 많다. 성적을 내려면 얼마간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구권 선수들의 체격 조건이 워낙 좋다 보니 블로킹 벽을 뚫기 어렵다”며 “어린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이 꾸려져서 경험과 기술 면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아직 승점 격차가 크지 않기에 반등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국의 순위표 위 승점 3에 그친 팀이 14~17위까지 4팀이나 된다. 18일부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2주 차 경기에서 한국은 캐나다(18일), 벨기에(20일), 튀르키예, 도미니카공화국(이상 22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