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라면 한 개 2000원 진짜인가… 물가대책 보고하라”

입력 2025-06-09 18:36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에게 너무 큰 고통을 준다”며 가능한 대책을 신속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김지훈 기자

“최근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고 하더군요.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인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경제 관련 부처에 물가 안정화 대책을 주문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속된 국정 공백기 주요 기업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 서민 부담이 커졌다는 비판이 나오자 직접 라면값을 콕 집어 언급하며 물가 안정 대응을 지시한 것이다. 또 이태원 참사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당부했다.

이 대통령 질의에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가공식품 위주로 (물가를) 눌러놨던 것들, 맥주랄지 라면이랄지 많이 오른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또 닭고기 주요 생산국 중 한 곳인 브라질 현지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향후 계란·닭고기 가격 급등 우려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에게 너무 큰 고통을 준다. 현황과 가능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 챙겨서 다음 회의 이전에라도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한 경기 회복 및 소비 진작 방침과 별개로 물가 관리 또한 예고한 것이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라면가격은 1년 전보다 6.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가공식품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4.1% 올랐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에 대한 지원에도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이날 신청받기 시작한 생활지원금 지급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관련 절차를 숙지하지 못해 지원에서 배제되는 대상자가 없도록 안내를 강화하고, 그 밖에도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한 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규명 활동에 속도를 내 달라는 당부도 나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조사위 활동에) 유가족과 피해자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아낌없이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점검TF 회의에서 각 부처를 향해 “우리가 쓰는 한 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그만큼 영향이 큰 것”이라며 “여러분이 하는 일이 얼마나 세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책임감도 각별히 한 번 더 가져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송경모 이동환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