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3거래일 동안 코스피가 156.8포인트(5.80%) 오르는 ‘허니문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새 정부 정책 기대감이 매수세로 이어진 덕분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우려도 있지만 증권가에선 코스피 2900선까지 큰 문제 없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둔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5% 오른 2855.77에 장을 마쳤다. 올해 저점인 4월 9일(2293.70)보다 24.5% 상승하며 강세장에 진입했다. 통상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면 강세장 진입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제값을 받지 못한다고 분석되기 때문이다. 최근 1년 코스피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8배다. 코로나19 기간 평균인 0.93배보다도 낮다. 외국인 자금이 더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주식 보유 비중은 32.1%이다. 최근 5년 평균(33.2%)과 코로나19 시절 고점(36.9%)보다 낮다.
단기간 가파르게 오른 만큼 향후 상승 속도는 둔화할 수 있다. 2010년 이후 코스피는 유럽 재정위기나 코로나19 등 대형 이벤트를 제외하면 저점 이후 20~30%가량 오르고 상승세를 멈추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30%까지 오를 경우 지수는 2981.81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 랠리로 포모(FOMO·상승장에서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코스피는 최대 3000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기업 이익 전망치나 관세 등 환경 개선이 수반돼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확대 국면이어서 내수와 금융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덜 올랐다고 수출주 투자 비중을 늘릴 시점은 아니다”라며 “건설과 호텔, 은행, 증권, 화장품 등은 최근 1년 고점 근처까지 상승했지만 그만큼 상승 추세가 강하다고 보고 내수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