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교적 순항 중인 새 정부 인사… 통합·실용 원칙 견지해야

입력 2025-06-10 01:20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경호처장. 김지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까지 14명의 총리·장관급 인사를 했다. 국무총리부터 수석비서관까지 포진한 면면은 현 정부의 인사 방침을 말해주고 있다. 그 평가는 나쁘지 않다. 해당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와 교수 출신이 두드러진 점, 대통령실을 총괄하는 자리에 젊은 강훈식 비서실장(1973년생)을 발탁한 점, 정치권 등용 인사(김민석 우상호 등)도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은 실력주의, 실용주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런 원칙이 가장 필요한 곳은 경제 분야인데, 행정 경험이 풍부한 관료 출신(김용범 정책실장)과 정책 지향점을 살릴 교수 출신(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을 안배하며 실용적으로 접근했다.

정부 출범 후 첫 인선은 국민이 새 대통령에게 받는 첫 인상이다. 그것이 호감일지, 반감일지, 물음표일지 결정하게 될 명단이 이제 3분의 1쯤 작성됐다. 과거 여러 정권이 첫 인사에서 반감을 자초하는 통에 어려운 국면을 보냈다. 인사권자의 오판이나 고집이 첫 단추를 잘못 꿰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인사는 무엇보다 강력한 메시지여서 어떤 사안보다 절제하며 권한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한동안 이어질 인선과 조각에서 통합과 실용을 표방한 정부의 원칙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한 실용적 접근법은 인재풀을 넓히는 것이다. 이념과 진영의 경계,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널리 인재를 찾는 모습은 국민에게 강렬한 첫 인상으로 각인될 것이다.

이재명정부가 인사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할 필요성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이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이라 본 응답자가 58%인데,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때보다 높지만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는 낮았다. 첫 지지도 조사에서 이처럼 미묘한 수치가 나온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와 지지 여부를 아직 유보하는 국민이 상당수임을 말해준다. 이런 시선은 앞으로 발표되는 인사 명단에 즉각적인 평가로 반응하며 국정 동력의 성쇠를 좌우할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격언처럼, 국민의 눈높이를 잣대로 삼고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해 새 정부 진용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