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이시바와 첫 통화… “성숙한 한·일 관계 만들자”

입력 2025-06-09 18:51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첫 통화를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 정상화 60주년, 광복 8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인 만큼 새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첫 통화를 갖고 성숙한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 모두 오는 15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처음 만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9일 자신의 SNS에서 “오늘 오후 이시바 총리와 취임 후 첫 통화를 가졌다”며 “이시바 총리는 직접 한글로 축하 메시지를 전달해줬다. 양국이 진정한 신뢰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신 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날 국제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는 한·일 관계 정상화 60주년, 광복 8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인 만큼 새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외국 정상과 통화한 건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보다 먼저 통화한 것이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미국·중국·일본 순으로 정상 통화를 했었다.

이날 통화는 25분간 진행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두 정상은 상호 존중과 신뢰, 책임 있는 자세를 바탕으로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당국 간 의사소통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미·일 협력의 틀 안에서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대응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더 해 나가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도 보도자료를 내고 “이시바 총리가 취임 축하의 뜻을 전달하고, 그간 양국 정부가 쌓아온 기반을 바탕으로 관계를 더욱 진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정상은 전략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양국 관계, 한·미·일 연계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의 주요 관심 사안인 납북자 문제 등 대북 대응에 대해서도 한국과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향후 직접 만나 한·일 관계 발전 방향 등 대화를 나누기로 뜻을 같이했다. 당장 오는 15~17일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대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대통령의 참석 자체가 긴급히 결정된 탓에 공식 정상회담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정상 모두 빨리 만나면 좋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준상 이동환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