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대부’로 불리는 방송인 이경규(65·사진)씨가 약물 운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씨를 상대로 한 간이 시약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씨 측은 “처방약을 복용한 것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약물 운전) 혐의로 이씨를 입건 전 조사(내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씨는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을 방문한 뒤, 주차장에 있던 다른 사람의 차를 자신의 차로 오인해 운전했다. 차량 도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간이 약물 검사를 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불법 마약류가 아닌 처방받은 약물이라도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포함된 약물 복용 후 운전은 금지돼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일지라도 그 영향으로 운전을 못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운전하면 안 된다는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관련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CCTV 영상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씨의 주장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해 정확한 약물 성분과 농도 등을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씨 소속사 에이디지컴퍼니 측은 “처방받은 약 복용으로 인한 해프닝”이라고 밝혔다. 소속사 관계자는 “이씨는 10여년 전부터 공황장애 약을 꾸준히 복용해 왔다”며 “사건 당일에는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았고, 기존에 먹던 공황장애약과 감기약을 함께 복용한 상태로 상대방 차량을 오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용현 이서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