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31조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 시장에서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금액이 전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퇴직연금을 저축보다 투자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7000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49조3000억원(12.9%) 증가한 것으로 3년 연속 연 13% 수준의 성장세다.
전체 적립금 중 원리금보장형(대기성자금 포함)이 356조5000억원(82.6%)으로 여전히 퇴직연금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자산운용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실적배당형 상품 적립액은 7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조1000억원(53.3%) 급증했다.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총비용 차감 기준)은 지난해 4.77%를 기록해 전년 대비 0.49% 포인트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주식시장 수익률 하락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퇴직연금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태로 받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수급 개시 계좌 중 연금 수령 비중은 13.0%로 2년 전(7.1%)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