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에 사역 로드맵·구체적 매뉴얼 제공할 것”

입력 2025-06-10 03:01 수정 2025-06-10 17:20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가 지난 5일 제주 MJ리조트의 카페에서 “목회 방향성과 실용적 가이드를 제공하는 콘퍼런스를 통해 한국교회를 섬기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교회 사역 밀키트’를 표방하는 색다른 콘퍼런스가 열린다. 만나교회(김병삼 목사)가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교회에서 개최하는 ‘만나IC 2025 콘퍼런스’는 22개 사역 분야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디테일을 공개한다.

국민일보 자문위원장인 김병삼(61) 목사는 지난 5일 제주 MJ리조트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바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사역 매뉴얼을 제공하고 싶다”며 “단편적 프로그램 소개가 아닌 교회 전체 사역의 로드맵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론이 아닌 현장 매뉴얼

콘퍼런스는 개별 교회의 현실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고 목회의 방향성과 실용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김 목사는 “평신도들이 콘퍼런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목회자들의 강의안까지 점검하며 평신도의 관점을 녹여낸 것도 같은 이유”라며 “이 같은 방식은 교회의 미래 사역에 평신도가 동역자로 참여하는 중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나IC’는 인터체인지(InterChange)의 약자로 각자 사명의 길을 걸어가는 대한민국의 목회자와 평신도 리더십이 나들목 한자리에 모여 필요한 것을 공급받고 다시 사명의 길로 나아간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을 함께 나누는 콘퍼런스(Identity Conference)라는 뜻을 내포한다.

콘퍼런스에서 소개되는 22개 부문 사역 가운데 먼저 주목할 부분은 소모임(Manna Small Gathering)이다. 김 목사는 “앞으로 소그룹은 교회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스스로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만나교회의 경우 지난해 1500개의 자발적 소모임이 만들어졌고 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만나교회가 지난해부터 전면 도입한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은 이번 콘퍼런스의 핵심 콘텐츠다. 김 목사는 “단순히 나이별로 구분하는 게 아니라 생애 단계별 필요에 맞춘 맞춤형 사역”이라며 사례들을 제시했다.

그는 “65세 이상 ‘완청(완숙한 청년)’ 세대의 가장 큰 이슈는 외로움이다. 자식들을 자주 만나지 못하는 이들이 집밥 먹을 기회가 별로 없는 1인 가구 청년들에게 집밥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며 “이외에도 결혼했지만 아이가 없는 분들을 위한 ‘쁘아(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공동체’, 30~40대 자녀를 둔 ‘연청(연결하는 청장년)’ 등 생애주기별로 세분화했으며 그에 맞는 사역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개척교회라면 개척 멤버들의 생애주기를 봐야 한다. 자연스럽게 필요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것이다. 기존 교회 틀이 아닌 생애주기 틀로 접근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세대 단절을 해결하기 위한 만나교회의 핵심 전략은 ‘미리 준비하기’다. 김 목사는 “3~6개월 전 설교 준비가 세대 간 고리를 만든다”며 설교 원고를 교육부에 미리 제공해 나이별로 각색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 일 년에 두 번 특별새벽기도회 때 800여명 교회학교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청소년들에게는 담임목사가 직접 설교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역발상 목회 철학

‘소통의 시대’를 강조하는 김 목사는 혁신적 접근법을 역설한다. 김 목사는 “과거에는 강단에서의 일방적 메시지 선포가 통했지만 이제는 예배와 설교에도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디어 활용에 주목한다. 그는 “예배 시간에 스마트폰을 꺼내라고 권하는 교회는 드물 것”이라며 “QR코드로 성경을 찾든지 설교 내용을 확인하든지 활용하라고 전한다. 미디어를 싸워야 할 적으로 보면 (선교적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콘퍼런스에서 소개하는 22개 사역을 모두 현장에 적용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김 목사는 “22개 사역을 모두 하려 하지 말고 한 해에 한 가지씩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며 “일 년에 한 개씩이면 십 년 뒤에는 열 개 사역을 잘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만나교회는 해마다 사흘씩 지속하는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잘해 온 신앙의 유산을 다른 나라에도 전수할 수 있도록 국제적 콘퍼런스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제주=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