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취임 2주 만에 G7 데뷔전… ‘실용외교’ 첫 시험대

입력 2025-06-08 18:48 수정 2025-06-08 18:50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한·미 관세 협의를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로 했다.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중단된 정상외교의 복원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이재명정부는 취임 2주 만에 정상화된 한국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외교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G7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서방 7개국 모임으로 매년 의장국이 논의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다른 국가나 국제기구 등을 초청해 ‘확대 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 한국은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올해 다시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인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여분간 통화하며 정상외교의 시동을 걸었다. 이어 곧바로 다자 정상외교 무대에 서기로 하며 이 대통령이 공언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도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특히 이번 G7 정상회의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 동참 압박과 미국발(發) 관세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부터 줄곧 강조해 온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협력에 대한 구체적 방향성에 대해서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우선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방미 초청을 받았지만 다자회의 자리에서도 종종 약식 정상회담이 이뤄져 왔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캐나다에서 마주 앉는다면 한·미 관세 협상 등 당면 과제를 놓고 구체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단 파견도 고려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현재로서는 G7에 가기로 결정돼서 이 부분을 좀 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정도는 아니다”고 답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이 독도나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와 별개로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는 만큼 이재명정부의 한·일 관계 전망을 가늠해 볼 자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G7 정상회의에서 미국, 일본 정상과 깜짝 회동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다면 제대로 해야 되니까 조율 중이고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이시바 총리와의 통화 일정에 대해서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어 이달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오는 18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심리 기일은 G7 정상회의 일정과 맞물리면서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승욱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