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0년간 148% 뛸때… 부산 51% 찔끔

입력 2025-06-09 00:24
서울의 주택(아파트·단독·연립 포함) 평균 매매가격 10억398만원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 통계 기준 '평균 집값 10억원 시대'가 열렸다. 사진은 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주택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과 부산의 아파트 가격 차이가 3.5배로 벌어졌다. 산술적으로 부산 아파트 3채를 살 수 있는 돈을 갖고도 서울 아파트 한 채 사기도 힘들다는 뜻이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유발한 부동산 초양극화가 제2 도시와의 격차 확대로 확인되고 있다. 지방 소멸에 따른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8일 부동산 플랫폼 부동산지인과 강정규 동아대 부동산학과 교수 분석에 따르면 서울과 부산의 아파트 평균 매맷값 차이는 지난 10년간 2.1배에서 3.5배로 확대됐다. 2015년 5월부터 부산의 아파트 3.3㎡(1평)당 평균 매매가는 51.4%(802만→1214만원) 오른 데 반해, 서울에서는 148.5%(1710만→4250만원) 뛰었다.

가격 상위 20% 아파트 격차는 더 커졌다. 부산에서는 10년간 3.3㎡당 86.3% 상승한 2180만원이지만, 서울에서는 196.9% 올라 8060만원에 이른다. 두 도시 간 상위 20% 아파트 가격 차이는 3.7배에 이른다. ‘국민 평형’ 전용 84㎡ 아파트의 경우 부산에서는 10년간 2억7900만원에서 4억2232만원으로 1.5배가량 올랐으나, 서울은 5억9487만원에서 14억7847만원으로 2.5배 가까이 상승했다. 하위 20%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지난 10년간 84.9% 올라 3.3㎡당 1971만원인데 반해 부산은 2.7% 떨어져 541만원이었다. 서울 가격이 3.6배 높다.

부동산시장에서 부산은 ‘제2 도시’로서의 위상이 위태롭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 평균가격은 지난달 3억9928만원으로 인천(4억1294만원)보다 낮았다. 최근 5년 동안 부산과 인천의 아파트 가격은 부산과 인천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2021년 12월 부동산 폭등기에 부산(4억4507만원)은 처음으로 인천(4억4642만원)에 역전됐다. 이후 금리인상 후폭풍으로 집값 냉각기에 들어서면서 2022년 10월부터 부산이 다시 앞질렀으나 2년 뒤인 지난해 9월부터 뒤집혔다. 지난해부터 수도권을 중으로 집값이 상승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지방 대다수 중소도시와 외곽 지역은 인구감소, 고분양가, 미분양 적체 등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정책 지원 없이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 수석은 “미분양 해소가 더딘 지역은 건설사 신규 공급이 전면 중단된 상태”라며 “‘수요 기반 부재→공급 급감→거래 침체→가격 하락’ 악순환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