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 세계 시장의 70%를 장악한 희토류가 관세전쟁에서 ‘비장의 카드’로 부상했다. 중국 정부는 희토류의 전략적 가치가 확인된 만큼 수출통제를 지속할 방침이다.
중국 상무부는 7일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희토류 수출통제는 국가 안전·이익을 수호하고 확산방지 등 국제 의무를 이행하며 세계 평화와 지역 안정을 지키려는 일관된 입장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희토류 관련 품목은 군용·민간용 이중용도 속성이 있어 수출통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며 “법규에 맞는 신청·승인 업무를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격화하던 지난 4월 4일 희토류 7종에 대해 외국 반출 시 특별수출허가를 받게 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허가를 늦추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자동차 업체들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공장은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가 관세전쟁을 휴전하기로 한 지난달 미·중 제네바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먼저 요청해 통화한 뒤 시 주석이 희토류 공급 재개에 동의했다고 소셜미디어에서 밝혔다.
이후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에 희토류 수출을 잠정적으로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유럽연합(EU)과 진행 중인 중국산 전기차 관련 무역 협상에서도 희토류 수출통제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진찬룽 인민대 교수는 6일 소셜미디어에서 “희토류는 중국이 손에 쥔 비장의 카드”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특히 희토류 문제와 관련해 조급해하며 서둘러 해결하려 한다”면서 “트럼프가 소셜미디어에서 희토류를 특별히 언급한 것은 우리가 이 카드를 매우 효과적으로 꺼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솔직히 중국의 희토류 카드가 이렇게 좋은 효과를 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희토류 카드를 사용해 트럼프가 양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