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친명(친이재명)계 간의 ‘당심’ 확보 싸움으로 펼쳐지게 됐다. 기존에는 의원들만 투표권이 있었으나 이번 경선부터는 권리당원 표심이 20% 반영되면서다. 민주당 의원수(167명)를 감안할 때 산술적으로 당원 표심이 ‘의원 42명 수준’에 해당돼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이재명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적임자를 자임하며 당원 지지를 얻기 위한 ‘찐명’ 경쟁에 나섰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12~13일 치러진다. 12일부터 이틀간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20%)가 있고, 13일에는 의원 투표(80%)가 진행된다. 기호 1번 김병기(3선) 의원과 기호 2번 서영교(4선) 의원의 대결로 압축된 상황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처음으로 반영되는 권리당원 투표가 변수다. 이전 경선에서는 의원들을 상대로 한 개별적 물밑 접촉이 주요 선거운동 방식이었다면 이번 경선부터는 전국의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후보들은 모두 출마의 변부터 이 대통령 측근임을 앞세우면서 전국구 선거를 치르듯 당원 표심 잡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자신을 ‘이재명의 블랙’이라고 소개한 홍보물을 올렸다. 국가정보원 간부 출신인 김 의원이 ‘블랙요원’에 빗대 자신이 이 대통령의 심복임을 드러내려는 표현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의 1기 당대표 시절 최고위원으로 호흡을 맞췄던 서 의원은 자신을 ‘이재명 대통령의 전우’, ‘영교 대장군’으로 표현한 홍보물을 올렸다. 윤석열정부 시절 대여 투쟁에 앞장선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당원들도 후보들의 과거 국회 질의 영상, 선거운동 영상 등을 공유하며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있다. 김 의원 지지자들은 과거 김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날카롭게 질의하는 영상을 공유하며 ‘카리스마가 있다’고 추켜세웠고, 서 의원 지지자들은 서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석열정부 인사들과 설전을 벌이는 장면을 공유하며 응원하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