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 아동 함께 웃는 교실, 새 정부 공약이 희망돼줄까

입력 2025-06-10 00:18

“우리 반에는 발달 장애인 학생들이 있었다. 한 반에서 수업 듣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방해만 되잖아요. 빨리 특수반에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장애 학생들은 놀림감이 되곤 했다. 따돌림과 언어 폭력이 횡행했지만 제동을 거는 학생도 교사도 없었다. 10여년간 장애 학생들과 한 교실에서 지냈는데 함께 무언가를 한 기억은 없다.”(2024년 4월 19일자 일간지 기사 일부)

장애 유형의 분포는 나이에 따라 다르다. 전체 장애인 중에는 지체 장애인이 가장 많지만 아동·청소년기에는 지적, 자폐성, 뇌병변 장애 등이 압도적으로 많다. 2023년 0~19세 장애인 9만1988명 중 다운증후군 등 지적 장애는 48%, 자폐성 장애는 21%, 뇌성마비 등으로 인한 뇌병변 장애는 12%를 차지했다.

지적 장애는 지적 능력의 발달이, 자폐성 장애는 대인관계의 형성과 언어 능력 발달이 지체된다. 그래서 이 둘을 합쳐 ‘발달 장애’라 부른다. 뇌병변 장애는 뇌의 일부가 손상돼 근육이 긴장되거나 지체가 뒤틀리기도 하고 언어 장애 등과 겹칠 수도 있다.

어린 시절은 몸과 마음이 성장하면서 학습 능력을 형성하고 사회화되는 중요한 시기다. 하필 이때 인생의 기초 작업을 방해하는 장애 유형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발달·뇌병변 아동은 친구들과 같이 놀고 떠들고 공부하기가 어렵다. 시각, 청각, 언어 장애 아동도 학습이 어렵고 어울리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성장 발육이 진행돼야 할 시기에 이를 가로막는 장애가 발생해 충돌하는 모순을 풀어주는 데 중요한 제도가 보육과 교육이다. 장애 아동의 성장 발육과 학습을 지원하고 비장애 아동과 자연스럽게 사귀며 사회성을 획득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한없이 과다해지는 돌봄의 부담으로부터 부모와 가족을 풀어주는 것도 큰 임무다.

그러나 앞의 사례에서 보듯 교실에서 나타나는 현실은 너무 막막하다. 장애 아동을 어린이집이 데리고 있다고, 학교가 가르친다고, 비장애 아동과 섞어 놓는다고 풀리는 것은 아니다. ‘교육권 보장 확대, 특수 학교 및 특수 학급 확대, 특수교사 적정 정원 확보.’ 이번에 새 정부를 출범시킨 민주당의 장애인 공약 중 한 구절이다.

진정 차별 없는 사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린이가 깔깔대고 어울려 노는 교실에서 탄생할 게 분명하지만, 이 작은 공약이 정말 작은 희망이 되어 주려나.

(재)돌봄과 미래,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