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반대쪽 가슴 암 감지, AI가 돕는다

입력 2025-06-10 00:00

한쪽 가슴에 유방암이 생기면 수술 후에도 반대쪽에 암 발생 위험이 높다. 이런 유방암 환자의 반대쪽 이차암 발생 위험을 감지하는데 인공지능(AI)이 도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I는 전문의가 놓친 유방암의 약 30%를 추가로 찾아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장정민·하수민 교수팀은 유방 절제술 환자 4189명의 유방촬영 영상을 바탕으로 전문의와 AI 소프트웨어의 암 진단 성능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영상학(Rad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AI 소프트웨어를 단독으로 이용해 유방촬영 영상을 후향적으로 판독했다. 유방촬영은 유방 전절제술 후 암이 없는 무증상 기간에 반대쪽 가슴에 대해 진행됐다. 해당 AI는 일반 유방암 검진에도 도입돼 있다.

분석 결과 실제 반대쪽 유방암 발생률은 2.7%였다. AI와 전문의의 암 검출률은 각각 1.74%, 1.46%로 AI 단독 사용의 경우 유의미하게 높았다. AI는 전문의 대비 민감도가 높고(65.8% vs 55.0%) 특이도는 다소 낮았다(91.5% vs 98.1%). AI는 유방암인 사람을 양성으로 진단한 비율이 전문의보다 높았고 유방암 음성인 사람을 양성이라고 판단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AI는 전문의가 놓친 50건 중 16건(32%)을 검출했다. 이 암들은 1·2기, 침습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 림프절 무전이 등 초기 유방암의 특성을 보여 AI가 유방암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유방암의 이차암 발생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유방촬영을 통한 정기 검진이 권고되는데, 유방암 수술 환자는 일반인보다 검사 민감도가 낮아 보다 효과적인 검진 도구의 필요성이 그간 제기돼 왔다.

장정민 교수는 9일 “AI와 전문의의 노력으로도 치밀 유방(유선 및 섬유 조직이 지방보다 많음) 등의 이유로 유방촬영에 보이지 않는 암도 있어 정밀 검진을 위해선 적절한 초음파 및 MRI의 활용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