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으로선 정상외교 데뷔전인데, 다자외교 기회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취임한 지 보름도 안 돼 중요한 외교무대에 서는 것이지만 적극적인 외교 활동으로 지난 6개월간 실종됐던 정상외교를 제 궤도에 올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기조로 내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의 면모가 제대로 펼쳐지기 바란다.
회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G7 회의를 전후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이다.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순항하려면 임기 초반 미국과의 관계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첫 회담에서부터 한·미 관계를 굳건하게 만들어놓아야 나중에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더라도 양국 관계가 흔들리지 않는다. 또 돈독한 한·미 관계는 향후 대중국 외교나 남북 관계 등에서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전화 통화를 통해 한·미동맹 발전에 협력하고 가능한 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뜻을 모았다. 이런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이번에 열릴 첫 대면 회담에서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해내기 바란다.
특히 이 대통령으로선 발등의 불인 미국과의 상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우리 측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맹으로서의 특수성을 인정받는 게 최우선 과제다. 또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나 주한미군의 전략적 재배치, 북·미 핵협상 직거래 가능성 등과 관련해서도 한·미동맹의 가치가 흔들리거나 과도한 요구가 제기되지 않도록 바짝 대비해야 한다. 우리와 처한 상황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보다 긴밀한 회담을 위해 G7 회의 참석에 앞서 워싱턴DC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대통령도 캐나다 방문을 전후해 미국을 별도로 찾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G7 회의 기간에 한·미·일 3국 정상회의나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과 일본 외교가에선 이 대통령의 이전 발언들에 비춰 대일본 외교에 강경한 입장으로 나올 것이라거나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한·미·일 협력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3국 회의나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이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이런 의구심을 불식시킬 수 있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아울러 한국은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이 대통령이 이번 G7 다자외교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하고 많은 경험을 쌓아 APEC 회의도 잘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