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비중 증가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대형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여전하고, 수요만큼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한정된 매물의 희소성이 더 커진 영향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규모별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전용면적 135㎡ 초과 대형 아파트 가격은 직전 월보다 0.68% 올라 전체 면적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135㎡ 초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매월 전월 대비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 1년간은 매매가격지수가 8.6% 상승해 ‘국민 평형’ 85㎡ 초과~102㎡ 이하 면적 상승률(8.16%)을 웃돌았다. 초소형 아파트는 규모에 따라 하락(40㎡ 이하 0.08%↓)과 상승(60㎡ 이하 0.22%↑)이 모두 나타났다. 60㎡ 초과에서는 0.3~0.4%대 상승률을 보였다.
전국 기준으로도 대형 아파트 인기가 확인된다. 같은 기간 135㎡ 초과(0.13%)와 102㎡ 초과~135㎡ 이하(0.03%)만 가격이 올랐고, 다른 면적대는 모두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도 135㎡ 초과 아파트 상승률이 0.32%로 가장 높았다.
대형 매물의 신고가 경신도 이어진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현대 7차 전용면적 245.2㎡는 지난달 130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244.66㎡는 지난달 7일 82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 등 주요 지역 중심으로 중대형 수요가 계속 존재함에도 공급이 달리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R114가 2020년부터 올해 입주 예정분까지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별 입주 물량을 집계한 결과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체의 9.6%에 불과했다.
다만 청약 시장에서는 소형 평수의 경쟁률이 더 높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30.2대 1로,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7.4대 1)보다 4배 이상 높았다.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뛰면서 자금이 부족한 젊은 세대가 소형 면적을 찾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작은 면적을 선호하는 1~2인 가구 비중이 커져 중대형 수요가 줄었는데, 그에 따른 공급 감소 폭이 수요 감소 폭보다 커 가격이 오르는 인구 역설”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