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간편결제 주요 3사(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의 경쟁이 해외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현금과 실물 카드를 꺼낼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간편결제 방식이 일상화되면서 해외 간편결제 이용률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간편결제사들은 QR 결제 문화가 국내보다 보편화한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네이버페이 해외 QR 결제 이용액은 지난해 4분기 대비 70.7% 급증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 태국을 중심으로 신규 결제자 수가 67% 증가하며 이러한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에서 QR 결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한 달간 중국에서 발생한 네이버페이 해외 QR 결제액은 전월 대비 40% 증가했다. 네이버페이는 ‘위쳇패이’ ‘유니온페이’ ‘알리페이플러스’ 등 중국 내 3개 페이사와 모두 제휴해 사실상 중국 본토 대부분 지역에서 QR 결제가 가능하다.
같은 기간 중국 내 20대 네이버페이 결제자 수는 전월 대비 108% 늘어나는 등 젊은 층의 간편결제 이용률이 크게 늘었다. 젊은 연령대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디즈니랜드와 따룬파 마트, 선라이즈 면세점 등에서 결제액 증가율이 높았다.
일본의 경우 최근 QR 결제 1위 업체인 페이페이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 결제가 가능해졌고, 이로 인한 신규 가맹점 수가 약 300만개가 늘면서 이용액이 덩달아 늘어났다. 돈키호테, 스기약국 등 드러그스토어와 마트를 중심으로 결제액이 증가했다.
네이버페이를 포함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의 해외 결제액도 매년 증가 추세다. 이들 3사의 해외 결제액은 2022년 1177억3400만원에서 지난해 6403억1100만원으로 2년 사이 443%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결제 건수 역시 506만6566건에서 2958만8024건으로 430% 증가했다.
이는 국내 주요 간편결제사들이 해외 결제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결과다. 국내 시장은 카드사와 간편결제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등 점유율 확보가 제한적인 데 반해 해외 시장은 성장성이 무한하다. 간편결제사들은 카드 업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지 페이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결제 가능한 가맹점을 늘리는 식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객도 매년 늘고 있어 해외 간편 결제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 국적의 해외여행객은 약 2868만명으로 2022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쪼들려도 1년에 한 번씩 해외는 꼭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젊은 세대 사이에 퍼져있다”며 “여행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본과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간편결제사들의 서비스 확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