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보다 증시 기대감… 코스피 2800선 넘어섰다

입력 2025-06-06 02:00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9.49p(0.70%) 오른 2,790.33로 시작해 장중 2,800을 돌파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이틀 연속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지수가 2800선을 돌파했다. 통상 대선이 끝나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정책 기대감으로 증시 강세가 나타나는 걸 고려해도 상승 속도가 빠르다. 과거 진보정권은 집값 안정화 등 부동산 시장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지만, 이번 정부는 상법 개정 등의 증시 부양책을 전면에 내세워 투자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5일 전 거래일보다 1.49% 오른 2812.05에 마감했다. 장중 2831.11까지 뛰기도 했다. 코스피지수 종가가 2800선을 돌파하기는 지난해 7월 18일(2824.35) 이후 처음이다. 전날에 이어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 들어온 덕분이다. 외국인은 9584억원, 기관은 2922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조23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 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JP모건, 소시에테제네랄 등 주요 투자은행(IB)에서 한국의 대선 투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정치적 불확실성 종식, 펀더멘털 개선 등을 이유로 코스피 상승에 베팅할 것을 권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투자자들이 개혁·성장 정책의 혜택을 받기 위해 몰려들면서 한국 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원화도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1.1원 내린 1358.4원을 기록했다.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차질 없이 추진된다면 부동산 수익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진보성향 정부(김대중·노무현·문재인) 때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57.0%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89.7% 상승했다. 문재인정부를 제외하고, 주가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웃돌았다. 유진증권은 “과거 진보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부동산보다 증시 정책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증시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시가총액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전반적으로 온기가 퍼지는 흐름을 보였다. 그간 주가 움직임이 부진했던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25% 오른 5만9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6만전자’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이밖에 SK하이닉스(3.22%) 한화에어로스페이스(7.10%) 현대자동차(1.94%) 두산에너빌리티(7.62%) 등이 올랐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