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확장하는 네이버 ‘치지직’

입력 2025-06-06 00:46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로고. 네이버 제공

네이버 스트리밍(실시간 방송) 플랫폼 ‘치지직’에서 최근 인기를 끄는 건 10여년 전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다. 치지직은 이 프로그램의 과거 방영분을 24시간 재생하는데, 매시간 3000명에 달하는 동시 시청자가 영상을 보며 댓글로 소통하고 있다. 개인 스트리머(방송인)가 시청자들과 같이 무한도전을 보면서 반응을 덧붙이는 채널도 있다.

네이버 치지직이 게임을 넘어 예능, 스포츠 등으로 스트리밍 콘텐츠를 확장 중이다. 치지직은 출범 당시에는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됐는데 지금은 그것을 뛰어넘어 외연을 넓히려는 모습이다. 이 전략이 먹힌다면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400~500만명대에 갇힌 스트리밍 시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5일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치지직의 MAU는 258만314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정식 출시된 치지직은 같은 해 11월부터 경쟁사 SOOP(옛 아프리카TV) MAU를 앞서며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1위에 올랐다. SOOP의 지난달 MAU는 231만8504명으로, 치지직보다 26만명가량 적다.

네이버 생태계가 치지직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치지직은 출시와 함께 기존 네이버 클립(숏폼)과 연동해 서비스 노출도를 높였다. 네이버가 개발한 실시간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에서는 치지직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달 정기 구독을 하면 네이버페이 당첨금을 진행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콘텐츠 업계와의 협업도 늘렸다. 지난 2월부터 치지직은 MBC와 협약을 맺고 무한도전을 포함한 예능 프로그램 4개를 송출하고 있다. tvN과도 제휴를 맺어 예능 ‘더 지니어스’를 내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판매로 수익을 보려는 방송사와 장르를 넓히려는 스트리밍 사업자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확장과 수익 모델을 연결하려는 시도도 보인다. 치지직은 최근 회차별로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프라임 콘텐츠’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트리머와 시청자와 방송을 함께 보며 댓글을 남기는 ‘같이 보기’와 다시 보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첫 번째 프라임 콘텐츠는 스포츠 전문 채널 ‘SPOTV’에서 방영하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다.

이 같은 유료 서비스가 얼마나 잘 정착하는지가 수익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치지직의 수익 모델은 중간광고와 스트리머에 후원하는 포인트 ‘치즈’에 부과하는 수수료 등이다. 네이버의 지난 1분기 치지직 실적을 포함한 콘텐츠 부문 매출은 4593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16%가량을 차지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실적 발표에서 “치지직은 사용자 경험 향상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