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or 보기] ‘골프산업’도 경제 발전 중요 도구로 쓰여야

입력 2025-06-07 00:17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연합뉴스

스포츠는 국민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골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골프는 기쁠 때나 어려울 때나 늘 국민 곁에 함께했다. 골프 경기를 보며 울고 웃은 건 골프 애호가들만이 아니다. 직접 골프를 즐기지 않더라도, 선수들이 전하는 승전보에 용기를 얻고 아낌없는 응원과 지지를 보낸 많은 일반 국민을 포함한다면, 오늘날 한국에서 골프는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라 할 만하다.

이는 데이터로도 입증된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국 524개 골프장을 이용한 내장객은 총 4741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프로야구 관중 수(1088만7705명)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처럼 스포츠로서의 기능만 본다면 한국 골프는 ‘강국’이라 불릴 만하다. 그러나 산업적 측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시대착오적인 관련 법률, 과도한 규제, 불합리한 세제 등으로 인해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골프장 업계를 포함한 골프 업계에서 ‘구시대 유물’로 평가받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은 부분적인 개정은 있었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중점 과제는 매년 큰 변화가 없다. 올해 역시 회원제 골프장 재산세 중과세율 개선, 개별소비세 폐지, 각종 불합리한 규제 및 법령 개선, 골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 강화 등이 주요 과제다.

유원골프재단이 국내 골프 산업의 구조와 규모를 분석한 ‘한국골프산업백서 2022’에 따르면, 2022년 한국 골프시장 규모는 약 20조6690억원에 달한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같은 기간 발표한 한국 스포츠 산업 전체 규모(총 78조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는 골프 산업이 결코 소홀히 다루어져서는 안 될 우리 경제의 중요한 한 축임을 증명한다. 직업 프로 골퍼를 제외하더라도 경기 보조원, 골프장 종사자(그린 키퍼, 식음료, 사무직 등), 골프 장비 제조 및 유통업 종사자, 골프 연계 관광업 종사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골프 산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국민은 약 100만명 내외로 추산된다.

골프 산업 발전을 위한 해결책으로는 일본의 발전 모델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일본 골프 산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모든 지표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달성했다. 만약 전후 복구 시기에 일본 정부가 국민 여론만을 의식하여 골프 산업에 대한 전향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면, 오늘날 세계적인 일본 골프 브랜드의 탄생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직제부터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현재 골프 업무는 체육국 스포츠산업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과장을 팀장으로 한 총 9명의 팀원 중 3명이 골프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이는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인원이다. 업계에서는 담당자가 자주 바뀌어 업무의 연속성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4일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했다. 이재명정부의 기조는 ‘실용주의’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실용적 접근 방식이 곧 성장 동력이라는 철학이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부터 시절 골프 산업의 발전과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골프계는 새 정부가 골프를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산업으로서의 가치 창출을 중요하게 여기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개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