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대표도, 김용태 대표도 제가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취임선서 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대표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대화의 정치’ 복원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회동에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이) 모든 것을 혼자 다 100% 취할 수는 없다”며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해 가급적 모두가 동의하는 정책으로 국민이 나은 삶을 꾸리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대와 전쟁 같은 정치가 아닌, 서로 대화하고 인정하고 실질적으로 경쟁을 하는 정치가 되기를 바란다. 저부터 잘해야 할 것”이라며 “자주 연락 드릴 테니 시간을 내달라”고도 했다. 우 의장은 통합의 의미를 담아 전국에서 공수해온 재료로 만든 비빔밥을 식탁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민주당이 5일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법원조직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한다고 언급하며 “매우 심각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통합은 진영 간의 깊은 골을 메워야 한다”며 “권력자가 서로 우려하는 바는 하지 않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21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체 위원회의를 열어 당선인 확정안을 의결하면서부터 대통령으로서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오전 8시7분쯤 인천 계양구 자택에서 김명수 합참의장으로부터 군통수권 이양에 대한 보고를 받고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근간으로 북한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때 군 장병들이 국민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부당한 명령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큰 혼란에 빠지지 않았던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는 칭찬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김혜경 여사와 함께 자택을 나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현충원으로 향하기 전 집 앞에 모인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아이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오전 11시에는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인수 과정 없이 곧바로 업무가 시작된 만큼 별도 부대 행사 없이 새 정부의 출범을 선포하는 취임선서로 갈음했다. 공식 취임 행사는 ‘임명식’이란 명칭으로 다음 달 17일 제헌절 기념식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선서를 마친 뒤 국회 청소노동자와 방호 직원들을 찾아가 “노고를 잊지 않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국회 잔디광장에 집결한 시민들을 향해 두 팔로 하트를 그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들과의 오찬 뒤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해 국무총리 등 새 정부 첫 주요 인사 인선을 직접 브리핑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