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예술가’ 명성이 있기까지 그녀가 있었다

입력 2025-06-06 00:08

‘빛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37세라는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죽기 전 무명에 가까운 작가였던 반 고흐가 서양 미술사의 가장 위대한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었던 것은 ‘빈센트를 위해’ 헌신했던 한 여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로 반 고흐의 동생 테오의 아내였던 요 반 고흐 봉어르라는 인물이다.

반 고흐가 죽은 지 6개월만의 테오의 사망으로 28세에 미망인 된 요에게는 수백 점의 반 고흐 그림, 그리고 형제가 주고받은 수백 통의 편지가 남겨졌다. 요는 슬픔에만 빠져 있지 않고 하숙집을 운영해 생계를 이어가며 반 고흐 작품의 전시 기획과 편지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 고흐 알리기에 주력했다.

네덜란드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반 고흐 메이커’ 요의 일생을 복원했다. 반 고흐의 예술적 유산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홍보했는지를 면밀히 추적하는 한편 독일어와 영어로 반 고흐 형제의 편지를 번역 출간한 출판인으로서 요의 면모도 그려냈다. 특히 여성 해방과 사회 개혁에 참여한 선구적 여성운동가로서의 활약상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