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애걔” 성적은 “우와”

입력 2025-06-05 01:18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평균 연봉(1억6071만원)보다 적은 금액에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는 ‘가성비’ 선수들이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NC 다이노스의 불펜 투수 손주환은 올 시즌을 대표하는 가성비 선수다.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단 4경기에 나섰던 그는 완전히 다른 선수로 거듭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27경기에 등판해 5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 중이다. 연봉은 3000만원으로 리그 최저 연봉을 받지만, 불펜을 지키며 팀이 순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돕고 있다. 공격력이 강점인 팀 특성상 손주환의 존재감이 더 크다.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 김서현도 ‘저연봉 활약자’다. 데뷔 3년 차인 그는 시속 150㎞ 후반대의 강속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며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5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 중이며, 실점은 단 3경기에 그쳤다. 연봉은 5600만원으로 활약에 비해 현저히 낮다.

LG 트윈스 좌완 선발 송승기의 연봉은 3600만원에 불과하다. 4년 차에 5선발 기회를 잡고 11경기에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2.56으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지난 3일 창원 NC전에서는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세 번째 1피안타 이하 경기를 펼쳤다. 이러한 활약이 이어진다면, 같은 팀 좌완 투수 손주영처럼 연봉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선발 9승을 올린 손주영은 올해 4300만원에서 1억7200만원으로 연봉이 오르며 팀 내 최고 인상률(300%)을 기록했다.

타자 중에선 삼성 라이온즈의 김성윤이 대표적이다. 2017년 데뷔해 올해 9년 차를 맞은 그는 2023시즌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억대 연봉(1억원)에 첫 진입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올해 연봉은 7000만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올 시즌 반등하며 존재감을 되찾고 있다. 5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8(179타수 64안타), 출루율 0.437로 모두 리그 1위다. 현재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복귀 후 활약 여부에 따라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T 위즈의 4년 차 타자 안현민도 주목받고 있다. 연봉은 3300만원에 불과하지만, 5월 월간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오를 만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해 KBO리그 평균 연봉은 1억6071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