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300조 시대’ 강조한 새 정부… 국내 통합 OTT 추진하나

입력 2025-06-05 01:11
이재명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새 정부가 ‘K컬처 300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글로벌 소프트파워 빅5 문화강국’을 강조해 온 만큼 문화계 각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필요한 투자 전략과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4일 취임한 이 대통령은 “문화가 꽃피는 나라를 만들겠다. 대한민국의 문화산업을 더 크게 키우겠다”며 “적극적인 문화 예술지원으로 콘텐츠의 세계 표준을 다시 쓸 문화강국,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산업에 대한 새 정부의 투자 전략에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 및 투자배급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K컬처 시장 규모 300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태계 조성과 해외 시장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업계는 콘텐츠 기획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디지털 플랫폼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의 대내외 경쟁력 강화도 과제다. 새 정부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 관련해 어떤 흐름을 만들어낼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최근 현장 유세에서 “‘폭싹 속았수다’를 우리가 생산해서 수출했으면 얼마나 돈을 벌었겠느냐”며 “넷플릭스에 다 주는 바람에 우리는 약간만 건졌다. OTT 같은 플랫폼도 나라가 나서고 지원해서 우리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선 국내 문화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한 국내 통합 OTT 플랫폼을 주장하기도 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산업에 압도적인 생산 유발 효과를 지닌 만큼 국가 전략 산업의 관점에서 육성해야 한다”며 “역량 있는 창작자와 투자 자본이 콘텐츠 산업에 지속 유입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콘텐츠 유통 체제 역시 국내 업체와 해외 업체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 및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 인프라 조성, 창작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 대통령은 공약에서 아레나형 복합문화공간 설립, 문화산업단지 조성 등도 언급했다. 해외 마케팅과 다른 국가들과의 인력, 기술 교류 등 문화 외교 전략도 필요하다.

이전 정부가 축소했던 문화 관련 예산을 어떻게 늘릴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영화산업계는 영화 발전기금 확대 조성, 중·저예산 영화 지원 확대, 삭감됐던 영화제 예산 회복 등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콘텐츠 불법 유통에 대한 국제 공조 강화, 창작자 보호 장치 마련,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 등 신기술 기반 창작물에 대한 권리 체계 정립 등 선제적 대응에도 나서야 한다.

한 영화 산업 관계자는 “문화강국 실현을 위한 거시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실질적으로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불법 유통 근절 등의 숙원 사업이 실현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스포츠를 포함한 체육 분야의 기대감도 크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임 시절부터 게임 산업 발전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프로축구 시민구단 성남FC의 구단주를 지내기도 했다. 대선 기간에는 e스포츠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일상적 여가 활동으로서의 스포츠 확산을 골자로 한 체육공약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한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새 정부에 “체육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며, 사회 전반에 전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공공정책”이라며 “누구나 스포츠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임세정 박구인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