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심고 열매 맺는 농업의 본질은 하나님 창조섭리 안에서 변함 없어”

입력 2025-06-05 03:03
김기중 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장이 젊은 세대의 유입과 농업의 첨단화 흐름이 맞물린 최근 농촌의 분위기와 오는 20일 개최되는 ‘2025 국민팜 엑스포’의 시대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농선회 제공

43년째 전국의 농어촌 목회 현장을 발로 뛰며 지원 사역을 펼쳐오고 있는 김기중(63)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한국농선회) 회장은 오늘의 농촌에 대해 “절망을 지나 희망이 움트는 자리”라고 말한다.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공동화 현상이 여전하지만 최근엔 젊은 세대의 유입과 농업의 정보화·첨단화 흐름이 맞물리며 회복의 물결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한국농선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인공지능(AI)과 기계화가 농업의 외형을 바꾸고 있지만 씨앗을 심고 열매 맺는 농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며 “그 본질이야말로 하나님의 창조 섭리 안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2025 국민팜 엑스포’에선 이 같은 농촌의 가능성과 신앙의 접점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예정이다. 특히 ‘농촌목회 컨설팅’ 부스를 통해 귀농귀촌을 고민하는 기독교인이 일대일로 현직 농촌 목회자들과 상담하고 정착과 신앙생활의 방향을 함께 모색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엔 전국 5개 권역에서 활동하는 농촌 목회자들이 지역별 특성, 마을 분위기, 농촌 사역 경험 등을 공유한다. 김 회장을 비롯해 이요한 전 귀농귀촌상담소협의회장, 이원영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농촌선교센터 원장, 김학범 예장통합 도농사회처 목사 등 농촌목회와 귀농 컨설팅 전문가들이 직접 나선다.

목회자이기도 한 김 회장은 오랜 기간 귀농귀촌인을 만났다. 그는 “귀농귀촌 인구 중 70~80%가 크리스천이라는 점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치열한 삶 가운데 지쳐 가던 크리스천들이 창조 세계로 돌아가 하나님과 일대일로 교제하며 살고자 결단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신앙적 귀향은 농촌교회와의 연결을 통해 더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그는 ‘서두르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땅만 보고 결정하지 말고 지역 분위기와 신앙 공동체, 가족 여건, 경제 상황까지 전방위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귀농귀촌을 결심하기 전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이나 ‘주말농장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 김 회장은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숙식과 농업 체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현장에 직접 발을 디뎌보고 마을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고 지역교회 예배에도 참석해 보자. 도시와는 전혀 다른 신앙의 결이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농촌의 삶이 이른바 ‘전원생활’은 아니다. 김 회장은 “먹거리 쉼 공동체 신앙 자연 생명 등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것이 농촌에서의 삶”이라면서 “이 모든 것을 연결해 줄 최전선에 ‘농촌목회자’가 있다”고 덧붙였다.

엑스포 현장의 상담 부스에는 농촌목회 사역뿐 아니라 정착을 위한 실질 정보, 농어촌특별전형 입시설명회(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지역 특산물 전시·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