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미동맹 철통” 강조… “중국 간섭 우려” 이례적 언급

입력 2025-06-04 18:52 수정 2025-06-04 18:54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3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려다 답변지를 못 찾아 결국 이 자리에서는 발표하지 못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해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거론하며 협력을 강조했다. 다만 백악관은 이 대통령 당선 관련 입장문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에 대한 견제 메시지도 냈다.

백악관은 이날 한국 대선 결과에 관한 국민일보 서면 질의에 ‘당국자’ 명의로 “한·미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된다”며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중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날 공식 성명에서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우리의 상호방위조약, 공유된 가치, 깊은 경제적 관계에 기반을 둔 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또 오늘날 전략적 환경의 요구에 부응하고 새로운 경제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내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적 회복력을 향상하며 공동의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한·미·일 3자 협력을 계속해서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가 통상적인 축하와 함께 한·미동맹의 발전을 강조한 반면, 백악관은 한국 대선 결과에 대한 두 문장짜리 짧은 공식 입장에서 이례적으로 제3국인 중국을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견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 관련 입장에서 중국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건 새 정부에 중국과의 거리 두기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중국과의 긴장 완화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아시아 국가들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노선 추구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그들(중국)의 악의적 영향력을 심화시킬 뿐이며 긴장된 시기에 우리의 국방 관련 결정 공간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