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삶의 목표였던 동생 치료 무산… 방황 속 복음 통해 주님 영접

입력 2025-06-07 03:11
필리핀인인 제가 10살 시절 당시 돌도 안 된 남동생이 처음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동생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 동생을 보며 저는 장남으로서 18살이 되면 곧바로 해외로 나가 치료비를 벌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결국 2007년 한국 울산의 한 회사에 합격했고, 열심히 일하며 최대한 많이 저축했습니다. 그렇게 동생을 필리핀의 유명 병원에 보낼 수 있을 만큼 돈을 모아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이미 치료받기엔 너무 늦은 상태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삶의 목적과 의미를 잃고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술·담배를 했습니다. 돈이 있으니 하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다 할 수 있었지만 마음이 너무나도 공허했습니다.

그즈음 제 동료였던 두 필리핀 기독교인의 구별된 삶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여러 어려운 상황에도 늘 행복해 보이던 그들처럼 살고 싶었던 저는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친구가 됐고, 2010년 함께 울산교회 영어 예배부에 다니게 됐습니다.

요한복음 9장 속, 날 때부터 시각장애인 된 사람의 이야기에 많이 울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사람과 그의 부모 중 누가 죄를 지어 그가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났는지 묻는 제자들에게 누구의 죄 때문이 아니라 그에게 하나님 영광을 드러내고자 하심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제 동생이 왜 그런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에 대한 답과 같았습니다. 동생의 고통이 저를 한국에 오게 했고, 결과적으로 구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많이 울면서 하나님께 제 죄를 용서해 달라고 간구했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계기를 통해 하나님께서 목회자로 부르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목사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기에 원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동생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게 되는 등의 일이 일어나며 그 부르심을 받아들였습니다.

2017년 고신대 신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언어 장벽에도 매일 새벽기도를 드리며 지혜를 간구했습니다. 2024년 졸업 후에는 경주에 예배당을 분립 개척해 담당 사역자로 세움 받았습니다. 믿지 않던 저희 부모님도 주님을 영접하셨습니다.

저는 한때 목적을 잃어버리고 인생을 낭비했지만, 복음을 통해 변화됐고 새 인생과 목적을 발견했습니다. 언젠가 필리핀으로 돌아갈 때까지 이곳에서 삶의 목적 없이 살아가는 영혼들에게 계속 복음을 전할 것입니다.

제이슨 울산 시티센터교회 강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