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현 목사의 복음과 삶] 리더는 누구인가

입력 2025-06-05 00:31

최소한 나 외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면 나는 리더다. 가정에서도 리더의 역할이 필요하다. 어느 조직에서든 반드시 리더가 필요하다. 구약성경 사사기의 혼란은 리더십의 부재였다. 성경 안에는 수많은 리더들이 나온다. 역기능적 리더십이 있는가 하면 순기능적인 리더십이 있다. 출애굽 과정에서 모세라는 지도자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어디에서든 리더의 역할이 요구된다. 그런 말이 있다. “열을 일으킬 수 없다면 주방에서 나오라.” 어디에나 리더십이 작용하고 있다. 리더십과 그 크기가 중요하다. 관건은 리더십의 잠재력을 어디까지 발휘하느냐다. 리더십이 가는 곳까지만 간다. ‘리더십은 중요하다’ 정도가 아니라 ‘리더십이 모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조직의 한계는 리더십의 한계다. 조직의 크기는 리더십의 크기다. 리더십은 그릇과 같다. 그릇 이상을 담을 수는 없다.

리더십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것들이 있다. 존 맥스웰은 그것을 뚜껑이라고 말한다. 더 이상 채워지지 않도록 코르크 마개가 입구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겉을 보면 잘 모른다.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의 잠재력은 거대했으나 지극히 제한된 리더십이었다. 그에 비해 다윗은 갈수록 잠재력이 개발된다. 위기 앞에서 반응이 달랐다. 엘라 골짜기에서 벌어진 골리앗과의 전투에서 사울은 멋진 갑옷과 무기로 무장했지만 골리앗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누구에게나 자신을 누르는 뚜껑이 있다.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고 자신의 가능성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뚜껑을 걷어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두려움 조급함 충동성 기만 질투 분노 등이 사울을 제한한 뚜껑들이었다.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를 계속 치우지 않으면 결국 한계에 갇힌다.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영향력에 따라 성과가 결정된다. 일반 조직은 높은 연봉이나 직위 등에 의해 리더십의 영향을 미친다.

영향력이 없으면 실제로는 움직여지지 않는다. 해리 오버스트리트는 “모든 영향력의 정수는 남들을 참여시킨다는 데 있다”고 했다. 리더의 비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동참하게 할 것인가. 존 맥스웰은 “리더십은 영향력이다” “아무도 따라오지 않으면 나는 산책할 뿐이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즐거이 기쁨으로 따라오게 하면 탁월한 리더다. 힘으로 끌고 가는 것은 쉽다. 권력의 유혹이다. 악한 리더는 자기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이용한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입성하기 전 정탐꾼 10명의 보고는 백성들 마음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그들의 부정적 보고는 이스라엘 공동체를 뒤로 후퇴하게 했다. 결국 10명의 리더는 죽고 그 추종자들도 광야에서 죽고 만다. 영향력에는 책임이 따른다. 좋은 리더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한다. 리더십은 그냥 태어나지 않는다. 여호수아는 모세로부터 리더십 수업을 40년간 받았다. 함께하면서 본 것들이 영향을 끼친다.

모델이 중요하다. 리더십은 더 탁월한 리더십과 함께하면서 자란다. 급조된 리더는 위험하다. 리더로 성장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구약성경의 요셉은 애굽의 총리가 되는 과정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리더는 광야를 거쳐야 한다. 사람들의 시선이 멈춘 곳에 진정한 리더가 있다. 사람들이 누군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메시지의 사실성이 아니라 화자에 대한 존경심 때문이다.

마틴 루서 킹이 살아있을 때 그가 언제 어디서 말을 하든 흑인과 백인 모두가 귀를 쫑긋 세웠다고 한다. 리더의 증거는 사람들 속에 있다. 진정한 리더가 말하면 사람들은 귀를 기울인다. 리더는 수많은 시련과 위기를 통과하고도 끄떡없는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바람이 많고 노출이 심하고 흔들림이 많다. 금은 불 속에서 수없는 제련을 통과한 후에 비로소 정련된다. 다이아몬드도 극심한 압력 속에서 탄생한다.

리더는 남들보다 멀리, 더 많이, 먼저 본다. 리더는 문제 속에서 목적을 찾는다. 배는 누구나 조종할 수 있지만 항로를 짜려면 리더가 있어야 한다. 리더의 실수는 단 한 번이라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성경 속 리더들 가운데 출발은 좋은데 결과가 안 좋은 사람이 허다하다. 대표적 인물이 삼손이다. 그는 자신의 힘을 주체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의 약한 인격은 파멸의 원인이었다. 리더는 인격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리더의 길은 어렵고 험난하다. 리더, 리더가 중요하다.

이규현 부산 수영로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