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운항·마일리지 통합… 글로벌 항공사 동맹 바람

입력 2025-06-04 00:22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항공사 간 동맹 바람이 불고 있다. 엔데믹 이후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면서 항공사 사이에서 공동운항, 마일리지 통합 등 협력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캐나다 2위 항공사인 웨스트젯의 지분을 인수했다. 대한항공이 웨스트젯 지분 인수에 나선 건 캐나다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하고, 북미와 중남미 시장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서다. 교통의존도가 높은 캐나다는 지난해 기준 세계 7위 항공시장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은 웨스트젯과의 공동운항 확대를 통해 한국과 북미 간 연결 가능한 스케줄을 확대하고, 중남미 신규 노선도 발굴할 계획이다.

인도 최대항공사인 인디고는 최근 에어프랑스-KLM, 델타항공, 버진애틀랜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인디고(인도), 델타항공(북미), 에어프랑스-KLM(유럽), 버진애틀랜틱(영국·대서양) 등이 협력해 각사가 보유한 노선을 이어 하늘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강점을 결합함으로써 최고의 연결성과 편의성을 제공해 세계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형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제트블루와 마일리지 통합 등 제휴를 맺었다. 제휴 서비스 ‘블루 스카이’를 통해 두 회사의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게 했고, 우선 탑승과 넓은 좌석 제공 등 혜택도 공유할 예정이다.

미국 최대 LCC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대만 중화항공과 인터라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인터라인은 특정 항공사가 다른 항공사의 운항 구간을 자신의 운영 노선과 연계해서 판매하는 사업 제휴 형태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온타리오, 시애틀에 도착하는 중화항공 고객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항공사 간 ‘동맹’이 늘어난 이유로는 네트워크 확장, 경쟁력 강화 등이 꼽힌다. 여행 수요가 증가로 여행지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는데, 항공사 입장에서 모든 노선을 운영하기 어렵다. 항공사들이 파트너십을 통해 운영 노선을 공유하면 승객들은 더욱 다양한 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게 장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신규 노선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운수권과 슬롯이 필요한데, 이를 따내기 쉽지 않다”며 “제휴를 통해 노선을 공동 운영하는 것이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