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새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검찰 소환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달 중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연루된 사건이 다수인 만큼 조사가 여러 차례 진행될 수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김 여사 측과 소환조사 시기를 두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의 조사를 마쳤고 사실상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조사만 남겨놓고 있다. 수사팀은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난 2월부터 수차례 김 여사 측에 전했다.
김 여사는 지난달 13일 검찰에 제출한 불출석 의견서에서 대선 전 조사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문재인 전 대통령 기소가 대면조사 없이 이뤄진 사례 등을 언급했다.
결국 대선 전 김 여사를 조사하지 못한 검찰은 대선 이후 신속하게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통상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세 차례 정도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구인 절차를 밟는다.
검찰이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김 여사가 계속 조사를 거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간부급 검사는 “대선 전에는 선거 영향, 건강상 이유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대선 이후에는 거부 명분이 없다. 김 여사가 결국 출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공천개입 의혹 조사부터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서울고검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 서울남부지검의 건진법사 의혹 수사 관련 조사도 차례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조사 방식이나 순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고검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사건 핵심 인물을 조사한 후 김 여사 조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건진법사 전성배씨 청탁 의혹 수사도 김 여사를 겨냥하고 있다. 검찰은 통일교 전 고위 간부 윤모씨가 김 여사 청탁용 샤넬 가방과 6000만원대 명품 다이아몬드를 전씨에게 전달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검찰은 가방이 김 여사에게 전달된 게 아닌지 의심한다. 검찰은 최근 김 여사 수행비서가 샤넬 가방을 교환할 당시 동행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 부인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가방 행방을 추적 중이지만 실물은 확보하지 못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