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허훈·KT 김선형·SK 김낙현·DB 이정현 새둥지

입력 2025-06-04 01:21

올해 프로농구 KBL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리그 정상급 가드들의 연쇄 대이동으로 첫 번째 막을 내렸다. 에이스 역할을 도맡던 이들을 영입한 각 구단은 비시즌 동안 새로운 선수 조합과 팀 컬러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3일 KBL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FA 자율협상에서 52명의 대상 선수 중 26명이 계약을 마쳤다.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FA 선수들은 이날부터 5일까지 10개 구단으로부터 영입의향서를 받는다. 영입의향서를 받지 못할 경우 오는 6일부터 4일간 원소속구단과 재협상을 진행한다.

리그를 대표하는 간판 가드들은 자율협상 기간 동안 일제히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친형 허웅을 따라 부산 KCC에 합류한 허훈, 스승 문경은 감독과 수원 KT에서 재회한 김선형, 서울 SK에 새 둥지를 튼 김낙현, 원주 DB로 향한 베테랑 이정현 등이 있다.

KCC는 허훈과 허웅, 송교창, 최준용, 이승현이 한솥밥을 먹는 초호화 라인업을 꾸렸음에도 고민이 있다. 주축 국내 선수들의 공 소유시간이 긴 편에 속한다. 포인트가드 허훈이 어떤 선수와 호흡 비중을 높이느냐에 따라 팀 컬러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기동력과 돌파력을 겸비한 김선형을 품으면서 이전보다 더 빠른 농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선형을 중심으로 포워드 문정현과 문성곤, 국가대표 센터 하윤기가 힘을 합쳐 새로운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DB는 690경기 연속 출장 중인 이정현의 노련미에 기대를 건다. 슈팅과 2대2 플레이에 능한 이정현은 강상재, 정효근 등 장신 포워드들과 합을 맞춘다.

SK는 은퇴를 선언했던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에 이어 오재현, 안영준과 FA 재계약하며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 멤버들을 붙잡았다. 기존의 강점인 속공을 계속 활용하되, 정확한 3점슛을 장착한 김낙현의 가세로 저조했던 외곽 득점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KBL에서 7번째 시즌을 맞는 워니가 김낙현과 얼마나 조화를 이룰지도 관심사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