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일 경기도 성남 주민교회를 찾아 “제 정치적 고향 성남에서 약속드린다. 이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밝혔다. 주민교회는 시민운동을 하던 이 후보가 21년 전 현실 정치 참여를 결심한 곳이다. 대선 본투표 하루를 앞두고 초심을 잊지 않겠다는 뜻을 내보이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연한 표정으로 주민교회 지하 예배당에 들어선 이 후보는 “이곳 성남은 정치인 이재명이 만들어진 곳이다. 시민운동가 이재명이 사회 변화를 일궈낸 곳”이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3년의 폭정, 또 불법 계엄으로 우리 국민의 삶이 더욱 피폐해졌다. 내란으로 나라가 통째로 흔들렸다”며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절망을 희망으로, 분열을 통합으로, 침체를 성장으로 바꾸는 이 대전환은 국민 여러분의 투표로부터 시작된다”며 “투표로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제대로 일할 일꾼을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또 “내란을 극복하기 위한 선거인데 내란을 다시 되불러올 후보가 경쟁자”라며 “김문수 후보의 당선은 곧 상왕 윤석열 내란수괴의 귀환을 의미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압도적 심판을 통해 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대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어떤 정치인도 민주공화국에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표로써 증명해주시길 간곡하게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2004년 3월 성남의료원 설립 조례안이 심의 보류된 데 항의해 시의회에서 농성을 벌이다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고발을 당했다. 수배자 신세가 된 이 후보의 사정을 듣고 지역 시민운동을 함께했던 이해학 원로목사가 교회 지하 기도실에 숨어지내도록 허락했다. 이 후보는 지난 4월 대선 후보 수락연설 때 “그곳에서 눈물을 흘리며 부정한 기득권자들이 좌절시킨 시립 공공병원의 꿈을 성남시장이 돼서라도 반드시 이뤄보겠다고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가 주민교회를 대선 전 마지막 기자회견 장소로 택한 건 정치에 발을 처음 내디딜 때의 마음가짐을 유지하려 한다는 점을 설명하며 정치 지도자로서의 안정감을 주려는 의중으로 보인다. 이 후보도 회견 뒤 취재진에게 “제가 처음 정치를 결심할 때 그 초심을 되새기며 국민들께 저의 진심을 진지하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장소를 직접 찾은 이 원로목사는 이 후보에게 “과거 경찰로 득실거리던 교회를 대선 후보의 기자회견으로 기자들이 가득 차게 되는 변화를 만들어줘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 원로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민교회는 당시 ‘소도’와 같은 피난처 역할을 했다. 시민단체 대표였던 이 후보 역시 여러 피난인 중 한 명이었다”며 “이 후보가 건강하고 정의로운 사회,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판 기자, 성남=박장군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