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21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이번 대선은 그 의미와 중요성 면에서 역대 어느 선거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중하다. 지난 6개월간 대한민국을 혼란과 분열의 수렁으로 몰아넣은 계엄과 탄핵 사태에 종지부를 찍는 의식이자,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큰 발걸음을 내딛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도 이런 엄중함을 인식해서인지 지난주 사전투표 때 34.74%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제 그 나머지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향해 새 시대를 여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
어제 선거운동 마지막 날 유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실천으로 성과를 만들어 온 유능한 일꾼 이재명이 위대한 국민과 함께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경제를 살리고 부정부패와 거짓 없는 정정당당한 대한민국, 땀 흘려 일하는 국민이 존중받는 나라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대한민국의 미래, 보수의 생존, 젊은 세대의 희망을 위해 결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22일간의 선거운동을 마쳤지만 아직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이는 볼썽사나웠던 선거전을 보면서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여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후보들은 비전이나 정책을 경쟁하기보다 상대의 잘못을 들추기에 바빴다. TV토론은 막말과 함께 원색적 비방전에 머물렀다. 이런 이유로 투표를 하기 싫다는 유권자들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민주시민의 소중한 권리이자 의무인 참정권을 포기해선 안 된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후보라도 뽑아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투표 전 후보들이 걸어온 길과 자질, 도덕성, 공약 등을 꼼꼼히 살펴 좀 더 나은 후보를 골라내야 한다.
아울러 새 대통령이 마주해야 할 난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분열된 국민을 통합해야 하고, 어려운 민생 경제도 회복시켜야 한다. 글로벌 관세전쟁과 미·중 대립, 북·러 협력 등 외교 악재들도 돌파해야 한다. 그런 일을 누가 가장 잘해낼 수 있을지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절실하다. 특히 뜨거운 투표 열기 속에 새 지도자가 배출돼야 결과에 대한 승복 분위기가 커지고, 독주가 아닌 상생의 정치가 펼쳐질 수 있다. 그래야 대통령의 대외 위상이나 외교 협상력도 커진다. 이제 그런 대통령을 뽑을 중요한 순간이 유권자들에게 다가왔다. 투표 참여로 새로운 대한민국, 더 희망적인 대한민국을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