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크래프톤은 제2의 지식재산권(IP) 발굴과 함께 인공지능(AI) 등 유망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해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뉴노멀 시대’를 열어젖힐 채비를 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573억원, 영업이익률 52.3%를 기록하며 넥슨(36.5%), 그라비티(18.0%) 등을 제치고 가장 사업 수익성이 좋은 게임사에 등극했다. 가파른 매출 상승에도 영업이익률이 50%를 훌쩍 넘은 점이 특히 주목할 포인트다. 지난해 약 2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크래프톤은 올해는 창사 후 처음으로 3조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크래프톤의 영업이익률은 43.64%였다.
크래프톤의 거침없는 질주는 지식재산권(IP) 파워에서 비롯된다. 배틀로얄 장르의 시대를 연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는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모두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기반 e스포츠 대회도 글로벌 규모다. PC와 모바일 모두 국제적인 규격에 들어맞는 생태계를 만들었다. 권역 대회만 꼽아도 한국, 중국, 동남아,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아메리카 대륙의 다섯 지역에서 가동 중이다. 또한 업계 뜨거운 감자인 사우디 e스포츠 월드컵과의 파트너십으로 사상 첫 한국산 토종 게임의 글로벌 e스포츠화를 해냈다.
지난 3월 내놓은 신작 게임 ‘인조이(inZOI)’는 인생 시뮬레이션이란 독특한 장르다. 체험판 형태의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 버전만 일주일 만에 100만장 이상이 판매됐다. 전체 판매량의 95%가 해외였다. 배틀그라운드 이후 오랜만에 글로벌 히트를 기록하면서 크래프톤의 IP 발굴에 대한 갈증도 해소했다.
크래프톤은 강한 혁신 드라이브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본업인 게임 개발을 강화하는 한편 사업·전략 분야를 키우는 조직 개편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중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올 초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2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12개 이상의 유망한 게임 스튜디오에 투자하고 인공지능 개발 그룹을 45% 이상 증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대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샘 울트먼 오픈AI CEO를 만나 게임과 AI를 결합한 혁신 프로젝트에 뜻을 모았다.
크래프톤은 빅 프랜차이즈 IP 발굴을 위해 자체 게임 개발과 함께 유망한 스튜디오 인수의 ‘두 날개 전략’으로 날아오르려 한다.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대세이던 시절에도 다양한 PC·콘솔 장르 개발에 매진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체급을 키웠다. 생존과 탐험 요소를 결합한 ‘어비스 오브 던전’은 크래프톤 신작 중 가장 큰 기대를 받는다. 생존 시뮬레이션 PC 게임 ‘딩컴’과 7월 출시를 앞둔 오픈 월드 해양 탐험 게임 ‘서브노티카’는 해외에서 더 기대받는 게임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