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프로 대회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지난 1일 농심 레드포스와 디플러스 기아의 경기를 끝으로 정규 시즌 2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제 잔여 일정이 남은 일부 팀을 제외하고는 휴식기를 가진 뒤 다음 달 말 3라운드 시작과 함께 일정을 재개한다.
2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팀은 젠지다. 지난달 31일 OK 저축은행 브리온까지 잡아내면서 18전 전승을 기록했다. 9개 팀과 2번씩 맞붙어서 한 번도 지지 않은 셈. 젠지의 주장 ‘룰러’ 박재혁은 “2라운드까지 전승은 데뷔 후 처음 경험해 본다. 스스로 가졌던 불안감을 해소하고, 가치를 증명한 것 같아 기쁘다. 팀원들 덕분에 기록을 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젠지의 뒤를 이어 한화생명e스포츠(14승4패), T1(11승7패), 농심 레드포스(10승8패)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LCK는 올해부터 상·하위 스플릿 제도를 운영한다. 1~2라운드 5위 안에 든 팀들이 상위 그룹, 6위 이하 팀들은 하위 그룹에 배정되고 3~5라운드는 각 그룹 팀들끼리만 대결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상위 그룹 팀들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훨씬 유리하다. 중위권 팀들이 어떻게든 5위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각오로 1~2라운드를 준비했던 이유다.
관심은 상위 그룹의 마지막 자리인 5위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다. KT 롤스터와 디플러스 기아가 나란히 10승8패를 기록 중이다. 5위 자리를 놓고 4일 타이 브레이커 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기면 상위 그룹, 지면 하위 그룹으로 가는 사실상 단두대 매치다. KT ‘비디디’ 곽보성은 “상위 그룹에서 강팀들과 붙으며 양질의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만 우리의 최종 목표인 국제대회 진출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 경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상위 6개 팀은 곧 국제대회인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대표 선발전도 치른다. 다음달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에서 단 두 팀만 갈 수 있다. 7일부터 경기를 시작해 오는 13~1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최종 진출팀을 가린다.
정규 시즌 2라운드까지 MVP 레이스 1순위는 젠지의 ‘쵸비’ 정지훈이다. 그는 팀이 이긴 18번의 경기 중에서 11번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한화생명 ‘제우스’ 최우제(7회 선정), T1 ‘오너’ 문현준, KT ‘비디디’ 곽보성(이상 5회)도 인상적인 시즌 전반기를 보냈다.
하위 그룹행이 확정되고 MSI 대표 선발전 진출도 좌절된 4개 팀 BNK 피어엑스와 OK 저축은행 브리온, DRX, DN 프릭스는 곧바로 휴식기에 들어갔다. 1승17패로 최하위를 기록한 DN 프릭스 정민성 감독은 “감독으로서 부족함을 느낀다”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한다고 생각한다. 후반기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1~2라운드 기간 하위 그룹 팀들의 공통점은 적극적인 선수 교체를 통해서 반등을 모색했다는 것. 2라운드 막바지에 주전 5인 중 2인을 신인으로 바꾼 BNK 피어엑스의 유상욱 감독은 “우리는 3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아직 결정된 건 없다. (휴식기 동안) 선수들의 경기력을 쭉 보고서 선발 로스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