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오명’ 대구염색산단 달라질까… 정부 지원 호재

입력 2025-06-03 00:22
대구염색산단 전경. 대구염색산단관리공단 제공

대구염색산업단지가 ‘악취·오염’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정부 지원사업 선정에 따라 이미지 개선을 위한 투자 확대가 가능해졌다.

2일 대구시와 대구염색산단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2025년도 신규 뿌리산업 특화단지에 대구염색산단이 포함됐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화단지에 지정되면 국비를 지원받으며 산업단지 고도화를 위한 특화단지운영위원회 구성과 단지별 관리지침 수립 등이 가능해진다.

1980년 설립 인가를 받은 대구염색산단(127개 섬유·염색업체 입주)은 그동안 악취 오명에 시달렸다. 2020년 한국환경공단의 악취실태조사에서 염색산단 악취가 주거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2023년 대구 서구에서 실시한 염색산단 사업장 악취검사 결과에서도 매년 사업장의 8~15% 정도가 악취배출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대구염색산단 인근 도심 개발이 이뤄진 후에는 신규 입주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악취 해결을 요구하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대구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서대구역세권 개발 등에 맞춰 대구염색산단의 노후된 대기오염방지시설 교체를 지원하는 등 대기 개선 시책을 추진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87% 정도를 줄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지역민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대구염색산단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관리를 강화했다. 시설 이전도 추진 중이다.

관리 강화로 이미지가 조금 개선되는 듯했지만 올해 초 대구염색산단 내 하수관로에서 수소이온농도(pH)가 정상치 기준(7∼8)을 벗어난 검은빛, 분홍빛 등을 띠는 폐수 유출이 잇따라 발견돼 시민들의 시선은 다시 싸늘해졌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대구염색산단은 이번 정부 사업 지정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염색산단은 산단 내 폐수처리시스템과 폐열 회수시스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열병합발전소) 등 환경 인프라를 개선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경기불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입주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