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엄습하는 코로나19… 의료자원·면역력 철저 대비를

입력 2025-06-03 01:10

2020년에도 이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많은 감염을 일으키며 외신 뉴스의 비중을 키워갈 때 나라 밖 얘기인줄 알았다. 그 병원균이 한국에 상륙한 뒤 벌어진 사태는 우리의 감염병 상식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있었다. 2년 넘게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여 일상을 되찾은 지 몇 년 안 된 지금, 다시 코로나 위기를 알리는 소식이 해외에서 들려오고 있다.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멀지 않은 지역에서 감염·사망 사례가 급증했다. 태국과 대만은 확진자가 1~2주 새 두세 배로 증가했고, 홍콩은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두 한국과 왕래가 매우 많은 곳이어서 남의 일로 여길 수 없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이 2일 고위험군에 백신 접종을 당부하고 나섰다. 최근 4주 발병 현황에 아직 특이 동향은 없는데, 그런 조짐이 보였다면 이미 늦은 것이니 정부 대응은 5년 전보다 한층 예민해졌다. 주의보 성격인 이 권고는 감염병 당국이 전투 대비 태세에 돌입했음을 뜻한다. 그 싸움의 승패는 의료자원과 면역력 확보에 달렸다. 의·정 갈등의 열악한 여건이지만, 최악의 상황을 설정해 병상과 인력 계획을 정비하고 의료계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코로나 의료체계를 갖추는 것이 당국의 역할이라면, 면역력은 국민의 몫이다.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은 국내에서 나타나는 각종 변이에 예방 효과를 갖고 있다. 접종 후 면역 형성에 4주가 걸리는 터라 여름철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선 지금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언제든 국가적 위기로 치달을 수 있는 감염병 위험에 맞서 다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때다.

돌아볼 것은, 민관이 함께 뛰어들었던 mRNA 백신 기술을 아직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팬데믹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이 기술로 백신을 만들었고, 이후 중국과 일본도 정부의 전폭 지원 속에서 개발에 성공했는데, 우리는 아직 소식이 없다. 역량의 문제인지, 의지의 문제인지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