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를 세계와 함께 책임지는 대학으로 만들겠습니다.”
부산대가 개교 80주년을 앞두고 국제화 비전을 선포했다. 단순한 교류를 넘어, 인류 공동 과제에 이바지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다.
최재원(사진) 부산대 총장은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대의 80년은 한국 고등교육의 역사와 함께한 여정”이라며 “이번 국제화 비전은 부산대가 ‘국내 중심 대학’을 넘어 ‘국제 공동체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는 이번 비전을 통해 교육, 연구, 사회적 혁신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최 총장은 이 가운데 교육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교육은 세대 간 통찰과 가치를 공유하는 본질적 토대이자 대학의 중심”이라며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혁신 없이는 어떤 변화도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부산대는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기반의 하이브리드 수업 환경을 구축 중이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실험실, AI 맞춤형 강의 시스템, 디지털 콘텐츠 중심의 교수 설계를 통해 학습의 질과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에듀테크센터와 AI혁신위원회를 신설했으며, 개발된 콘텐츠는 향후 타 대학과도 공유해 고등교육 생태계의 격차 해소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이날 부산대가 주최한 국제 아카데믹 포럼에는 하버드대, MIT, 메타, 구글 등 세계적 석학과 글로벌 기업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최 총장은 “특히 AI 기반 의료서비스, 에듀테크,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이 기대된다”며 “지역 산업과 연계된 글로벌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주도형 연구 생태계 조성을 위한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대는 미래 모빌리티, 극한 환경용 전력반도체, 디지털 기술 등 지역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 총장은 “부산의 산업 구조와 국가 전략을 함께 고려한 실용적 연구를 확대해 동남권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선정에 따라 추진 중인 부산교대와의 통합에 대해서는 “단순한 구조 조정이 아니라, 유아부터 평생교육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교원 양성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반발에 대해선 “양교의 역사와 학문 정체성을 존중하며, 점진적 행정·교육 통합을 통해 내실 있는 전환을 이뤄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