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네트워크의 구심점 WEA, 세계 선교 확산에 총력

입력 2025-06-03 03:03
사무엘 치앙 WEA 부사무총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2025 WEA 서울총회 프리서밋 국제 심포지엄’에서 제자훈련 세계화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세계복음주의연맹(WEA) 14차 총회가 오는 10월 27일부터 닷새 동안 우리나라에서 진행된다. '모든 이에게 능력이 되는 복음'을 주제로 열리는 총회에서는 한국과 세계의 복음주의 교회들이 만나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거듭나 새로운 부흥을 소망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국민일보는 WEA를 둘러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2025 서울 총회 조직위원회와 문답을 주고 받았다.

-WEA는 어떤 단체인가.

“1846년 설립한 세계 최대의 복음주의 연합기관으로 전 세계 146개국에 143개 연합기관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6억5000만명에 달하는 복음주의 교회 교인들이 속해 있는 WEA는 신학 연구 집단이나 교단이 아니라 복음 전파와 선교, 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연합체다. 유엔 인권위원회와도 공식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WEA는 박해받는 기독교인의 인권 보호와 세계 선교사들의 안전 지원, 종교의 자유와 윤리적 문제에 대한 성경적 입장 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동성애나 동성혼과 같은 윤리적 이슈에 대해서는 성경적인 입장을 지속해 밝히고 있으며 회원 교회들이 이런 논란에 대해 성경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WEA의 선교 전략이 궁금하다.

“WEA 산하 ‘글로벌 증언(Global Witness) 부서’를 통해 복음주의 선교 연합과 선교 운동, 네트워크, 기관·교회 지도자와 협력해 선교 전략을 지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 19세기 말 창립 초기부터 선교와 전도를 핵심 사명으로 삼아 활동하는 WEA는 1951년 전도위원회와 선교위원회를 설립하고 세계교회의 선교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1974년 로잔대회 이후 선교위원회는 더욱 강화됐다.

WEA는 국가 및 지역 복음주의 연맹과 협력해 국내외 복음 전파를 장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인 복음주의 네트워크의 구심점으로 복음주의적인 선교와 전도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에서 세계교회협의회와 동일하다는데 맞는가.

“아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교회의 일치와 협력을 목표로 하며 다양한 신학적 입장을 포용한다. 사회 참여와 봉사를 강조하고 교회의 역할을 사회정의 실현과 평화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반면 WEA는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인정하며 성경을 하나님께서 주신 완전한 말씀으로 믿으며 성경의 무오성과 절대적 권위를 인정한다.

WEA는 복음의 절대성을 강조하며 종교다원주의나 상대주의적 신앙을 반대한다. 세속주의와 무신론의 도전에 맞서 성경 중심 신앙을 지키는 걸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다시 말해 WEA는 성경적 복음주의 신앙을 지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WCC는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하는 별개의 단체다.

선교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WEA는 복음 선포를 통한 영혼 구원을 최우선으로 한다. 선교 훈련과 교회 개척, 선교사 돌봄, 국제 정세에 대한 대응 등 복음 전파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또한 억압받는 국가의 교회를 돕고 세계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움직인다. WCC는 단순한 전도가 아니라 사회정의와 평화, 인권 보호를 포함하는 선교를 중요하게 여긴다. 다양한 종교와의 대화적 선교를 추진하며 신앙 고백을 바탕으로 한 대화 속에서 협력을 모색한다. 문화적 토착화를 중요하게 여기며 선교지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결국 WEA는 복음 전파와 교회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WCC는 사회적 책임과 종교 간 대화를 강조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로마가톨릭과의 관계도 궁금하다.

“WEA는 로마가톨릭과 선교적 협력을 하지 않으며 개종 전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견지하고 있다. WEA는 가톨릭과 함께 공동 전도활동을 하지 않는다. WEA는 가톨릭과의 신학적 차이를 고려해 마리아나 성인에게 기도하는 공동 기도, 고인에게 기도하는 행위에 참여하지 않는다. 또한 타 종교 지도자들과의 공동 기도를 금지하며 신학적 정체성을 분명히 지키고 있다. WEA는 가톨릭과 신학적 차이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할 때 대화할 수는 있지만 신앙적 연합이나 공동 선교 활동을 하지 않는다.”

-종교 간 대화, 에큐메니즘에 대해서도 분명한 선을 긋는 건가.

“그렇다. WEA는 모든 신자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을 믿지만 성경의 근본 교리를 훼손하는 통합은 거부하고 있다. WEA는 성경적 복음주의 신앙을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이런 타협을 전제로 하는 연합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 신학적으로 타협하면서까지 다른 교단과 협력하지 않는다. 성격이 다른 교단이나 교회 연합단체와의 관계에서도 교류는 하되 성경의 근본 교리를 수정하는 타협을 어떤 형태로든 거부하는 게 WEA다. 흔들리지 않는 복음의 기준 안에서 좌고우면하지 않으며 공식적으로 에큐메니컬 용어를 표방하지 않는다.”

-동성애자 등 소위 ‘LGBTQIA+’에 대해선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명확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WEA는 성경적 성(性) 개념을 고수하고 있다. WEA는 성경이 하나님께서 주신 절대적 진리이며 성별과 결혼에 대한 기준을 성경에서 찾는다. 예외는 없다. WEA는 종교다원주의와 공산주의, 로마가톨릭 신학,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명확히 선언했다. 또한 2019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WEA 13차 총회에서도 LGBTQIA+ 이슈에 대해 타협하지 않고 성경적 입장을 지킨다는 걸 재확인했다. 성경적 가치관에 따라 LGBTQIA+ 운동을 반대하며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현재 WEA는 어떤 사역에 집중하나.

“WEA는 전 세계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쟁과 빈곤 등 세계적인 이슈에 민감하게 답하고 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 사업을 비롯해 빈곤과 선교적 과제 해결을 위한 아프리카 글로벌 사업, 북한 억류 기독교인 석방을 위한 국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해 강력한 활동을 하고 있다. WEA 인권사무국을 통해 유엔 인권위원회와 긴밀한 소통을 하며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선교사들을 위한 구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유엔의 공식 보고서인 ‘보편적 정례보고서(UPR)’에도 한국 선교사 이슈가 채택되면서 국제 이슈화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WEA는 이러한 인권 문제에 대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세계교회가 협력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가고 있다. WEA가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깊은 연대를 모색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한국교회와는 어떤 관계에 있나.

“미국장로교회(PCA·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고신 등 보수 개혁주의 교단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PCA는 세계개혁주의연맹(WRF)에 소속돼 있는데 WRF가 바로 WEA의 회원이다. 세계 복음주의 교단 등이 WEA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셈이다.

또한 미국 리폼드신학대학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과 WEA가 연결돼 있는데 이 신학교 출신들이 총신대와 신학대학원에서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볼 수 있다. 2019년 예장합동 104회 총회에서 “WEA와 우리 총회의 신학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교류 단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신학부 의견을 수용하는 결의를 하기도 했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회도 “WEA와 교류할 때 개혁신학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WEA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혁주의 신앙을 확산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