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선거전 막바지에 ‘댓글 여론조작’ 의혹과 ‘설화’가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돌발 변수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리박스쿨’이란 이름의 우익 단체가 별도의 댓글팀을 만들어 여론 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파고들며 국민의힘과의 연관성을 집중 부각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아들의 과거 행적과 유시민 작가의 ‘차별 발언’ 논란을 거듭 이슈화하며 맞섰다. 상대 당과 후보를 겨냥한 고발전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리박스쿨 관련 의혹을 ‘댓글 내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공격 선봉에 섰다. 이 후보는 1일 경북 안동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십알단’(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해 댓글 공작을 했던 단체) 사례를 들며 “과거 전력을 보면 국민의힘이 실질적 배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도 리박스쿨과 김 후보 및 국민의힘과의 연관 의혹을 제기하며 총공세를 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리박스쿨 관련 의혹 공세에 이 후보까지 직접 나선 것”이라며 “선거 막판 이 후보 가족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보수 진영의 추격세가 매섭다는 판단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리박스쿨과의 관련성을 일축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경기도 의정부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그런 일은 근거 없이 얘기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으로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던 김경수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을 언급하며 “조직적 여론조작은 민주당의 전매특허”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받아쳤다.
선거 막판 돌출된 주요 인사들의 발언 논란도 판세를 흔들 변수로 거론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지난 27일 3차 TV토론에서 한 ‘젓가락 발언’과 유 작가가 지난 28일 김 후보 부인 설난영 여사를 겨냥해 “제정신이 아니다” “(대통령 후보 배우자는)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 등 발언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이준석 후보 발언은 다른 후보보다는 자신에게 치명타”라며 “과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돼지 발정제’보다 더 강력한 꼬리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 작가 발언을 두고는 “진보 진영에서의 유 작가 영향력을 고려하면 실언 충격파가 클 것”(이 평론가)이란 관측과 “공식 직함 없는 사인의 발언이라 별 영향 없을 것”(박 초빙교수)이란 관측이 엇갈렸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