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 짜릿한 버디… 정윤지, 3년 묵은 우승 갈증 풀었다

입력 2025-06-02 01:14
KLPGT 제공

마지막 18번 홀(파5), 4.5m가량의 버디 퍼트가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정윤지(24·사진·NH투자증권)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격정적인 세리모니로 우승을 자축했다. 첫날부터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다.

정윤지가 3년여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2승에 성공했다. 정윤지는 1일 경기도 양평군 더스타휴 골프 앤드 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사흘간 최종합계 17언더파 199타를 기록한 정윤지는 2위 이채은(25·메디힐)의 집요한 추격을 1타 차이로 뿌리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2022년 E1 채리티 오픈에서 연장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거둔 우승에 이어 3년여 만에 맛보는 통산 2승째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획득한 정윤지는 올 시즌 상금액이 2억9434만원으로 늘어나 상금 순위 23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 역시 70점을 획득, 공동 31위에서 12위(103점)가 됐다.

정윤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임희정(24·두산건설), 유해란(24·다올금융그룹)과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했을 정도로 기대주였다. 하지만 2019년에 KLPGA투어에 데뷔한 이후에는 유해란과 임희정보다 우승이 늦었다. 정윤지는 경기를 마친 후 “3년 전 생각이 많이 났다. 차분하게 내 플레이를 하자는 마음으로 퍼트를 했는데 들어가 기뻤다”라며 “우승하면 포효해야겠다는 생각을 그동안 해왔다. 막상 우승하고 나니까 그 생각은 전혀 없었고 나도 모르게 손으로 하는 격한 동작이 나왔다”고 말했다.

정윤지는 “긴장을 많이 하고 불안함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자고 경기에 임했다”면서 “이채은이 추격하는 걸 어느 정도 알았다. 압박감을 느꼈지만 내 플레이에 집중했다. 오늘뿐만 아니라 이번 주 내 플레이에 10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