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 막판 스퍼트 낸 김문수 “제 아내·딸 자랑스럽다”

입력 2025-06-01 18:56 수정 2025-06-02 00:0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선거유세 도중 ‘정직한 아버지’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기호 2번을 의미하는 ‘V’자를 만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6·3 대선을 이틀 앞둔 1일 수도권을 돌며 유세 총력전을 펼쳤다. 김 후보는 ‘아내와 딸이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거듭 내며 후보 도덕성 문제를 부각했다. 최근 유시민 작가의 설난영 여사 비하 발언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장남 이동호씨의 불법도박·음란댓글 논란 등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이다.

김 후보는 경기도 수원 광교 유세에서 “저는 방탄조끼가 없다”며 선거운동복 단추를 풀어헤치고 ‘제 딸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예전 경기지사를 지냈던 분들 중 이재명 한 명 빼고 전부 저를 밀어준다. 이유가 뭔가”라며 “감옥 갈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가 범죄 꾸러미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거운동원들도 ‘우리 어머니가 자랑스럽습니다’ ‘학력 비하, 투표로 심판’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김 후보를 응원했다.

김 후보는 성남 유세에서는 ‘정직한 아버지, 깨끗한 대통령’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내보였다. 그는 “(이 후보) 본인만 아니라 그 아내까지도 법인카드 때문에 유죄판결 받은 것 아시지 않느냐”며 “아들까지 도박으로 유죄판결 받았다. 욕은 제가 입에 안 올리겠다”고 이 후보 가족 전체로 공세 범위를 넓혔다.

김 후보는 아내 설 여사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구리 유세에서 “제가 결혼해 아이를 낳은 다음 감옥에 2년반 있었다”며 “저를 지키고 아이를 키워준, 제가 무능해 가장으로 가정을 살린 아내가 잘못됐나”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이어 서울 마포 유세에서 이 후보를 겨눠 “범죄자들이 날뛰는 걸 넘어 이제 대통령이 된다고 하는데 용서하시겠나”며 “가장 더러운 오폐수를 저 위 높은데 두면 나라 전체가 썩어 자빠진다”고 목소리 높였다. 신촌 유세에서는 “미국에 가지도 못하고 외교도 할 수 없게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한 이런 사람을 여러분의 소중한 한표로 뽑으면 되겠냐”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재판 중인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수원 광교에서 시작해 성남·구리·남양주 등 경기도 일대와 서울 강남·은평·서대문·마포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순회했다. 선거 막판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몰린 수도권 중도 표심 공략에 전력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전날 대구 서문시장을 공개 방문해 보수 진영 결집을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며칠 전 김 후보가 동성로 유세할 때 많은 분이 저를 보고 싶다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일에도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방문해 김 후보를 측면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황교안 무소속 대선 후보는 “엄중한 상황에서 자유우파의 표가 갈라지면 안 된다”며 후보직을 사퇴하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수원·구리·의정부=이강민 기자, 정우진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