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6·3 대선을 이틀 앞둔 1일 수도권을 돌며 유세 총력전을 펼쳤다. 김 후보는 ‘아내와 딸이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거듭 내며 후보 도덕성 문제를 부각했다. 최근 유시민 작가의 설난영 여사 비하 발언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장남 이동호씨의 불법도박·음란댓글 논란 등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이다.
김 후보는 경기도 수원 광교 유세에서 “저는 방탄조끼가 없다”며 선거운동복 단추를 풀어헤치고 ‘제 딸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예전 경기지사를 지냈던 분들 중 이재명 한 명 빼고 전부 저를 밀어준다. 이유가 뭔가”라며 “감옥 갈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가 범죄 꾸러미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거운동원들도 ‘우리 어머니가 자랑스럽습니다’ ‘학력 비하, 투표로 심판’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김 후보를 응원했다.
김 후보는 성남 유세에서는 ‘정직한 아버지, 깨끗한 대통령’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내보였다. 그는 “(이 후보) 본인만 아니라 그 아내까지도 법인카드 때문에 유죄판결 받은 것 아시지 않느냐”며 “아들까지 도박으로 유죄판결 받았다. 욕은 제가 입에 안 올리겠다”고 이 후보 가족 전체로 공세 범위를 넓혔다.
김 후보는 아내 설 여사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구리 유세에서 “제가 결혼해 아이를 낳은 다음 감옥에 2년반 있었다”며 “저를 지키고 아이를 키워준, 제가 무능해 가장으로 가정을 살린 아내가 잘못됐나”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이어 서울 마포 유세에서 이 후보를 겨눠 “범죄자들이 날뛰는 걸 넘어 이제 대통령이 된다고 하는데 용서하시겠나”며 “가장 더러운 오폐수를 저 위 높은데 두면 나라 전체가 썩어 자빠진다”고 목소리 높였다. 신촌 유세에서는 “미국에 가지도 못하고 외교도 할 수 없게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한 이런 사람을 여러분의 소중한 한표로 뽑으면 되겠냐”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재판 중인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수원 광교에서 시작해 성남·구리·남양주 등 경기도 일대와 서울 강남·은평·서대문·마포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순회했다. 선거 막판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몰린 수도권 중도 표심 공략에 전력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전날 대구 서문시장을 공개 방문해 보수 진영 결집을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며칠 전 김 후보가 동성로 유세할 때 많은 분이 저를 보고 싶다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일에도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방문해 김 후보를 측면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황교안 무소속 대선 후보는 “엄중한 상황에서 자유우파의 표가 갈라지면 안 된다”며 후보직을 사퇴하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수원·구리·의정부=이강민 기자, 정우진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