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 4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 미·중 8%대 급감

입력 2025-06-01 18:40

관세 전쟁 본격화로 지난달 수출이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크게 줄면서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최근 미국이 관세와 비관세 양 측면에서 통상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 향후 수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현황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572억7000만 달러(약 79조2502억원)로 지난해보다 1.3% 감소했다. 월간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1월(-10.1%) 이후 4개월 만이다.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8%대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 감소 폭을 키웠다. 지난달 미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8.1% 감소한 10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관세 영향권에 든 자동차(-32%)·철강(-20.6%) 수출이 급감했다. 같은 기간 중국으로의 수출도 104억2000만 달러로 8.4% 감소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중간재 수출이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품목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는 137억9400만 달러 수출해 지난해보다 21.2% 늘면서 역대 5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는 미국발(發) 관세 부담 속에서 총 수출액이 62억 달러로 4.4% 줄었지만, 유럽연합(EU) 시장에서 전기차 수출이 37.6% 증가하며 감소분을 일정 부분 만회해 4개월 연속 60억 달러선을 지켰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비관세장벽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한·미 제2차 기술협의회에서 미국 측은 미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지적한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제한’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수입 규제’ ‘구글의 고정밀지도 반출 제한’ 등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7월 패키지’ 협상을 앞둔 정부가 사안별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비관세장벽 분야 일부 중 피해 우려가 큰 분야는 개방이 어렵지만 절차 개선이나 투명성 제고는 조율이 가능하다”며 “여지가 있는 분야에선 파격적 대안을 제시해 핵심 산업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